포스코, 정준양 회장 체제로…풍부한 현장경험 갖춘 적임자로 판단

포스코, 정준양 회장 체제로…풍부한 현장경험 갖춘 적임자로 판단

기사승인 2009-01-30 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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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글로벌 경제위기가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을 포스코의 차기 선장으로 만들었다. 최고경영자(CEO) 추천위원회는 유례없는 불황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현장감이 뛰어나고 철강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춘 정 사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영광'의 뒤에는 무거운 과제들이 있다. 가장 큰 숙제는 악화된 경영 환경을 이겨내면서 포스코를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확고히 자리잡게 하는 일이다. 또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노출된 내분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술의 정준양'뿐 아니라 '관리의 정준양'을 입증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과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정 사장은 이구택 회장의 남은 임기 1년만을 채우는 '과도기 회장'에 머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 선장으로 정준양을 선택한 이유=CEO 추천위는 정 사장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인 정 사장은 2004년 광양제철소장을 지내는 등 20년 넘게 생산 일선에서 일했으며 생산기술 부문장을 거쳐 2007년 2월 포스코 사장에 올랐다. 특히 친환경 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의 상용화를 주도하는 등 탁월한 기술 능력을 보여 왔다. 이 회장을 묵묵히 보필해온 윤석만(61) 포스코 사장을 높이 산 이사들도 있었지만 현재와 같은 위기의 시절에는 현장 실무 경험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게 29일 열린 CEO 추천위 회의의 결론이었다. 한 사외이사는 "경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이사들끼리 설전을 벌였지만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 능력과 향후 경영 전략 등을 고려해 정 사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키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 회장도 사퇴 의사를 굳힌 지난해 말부터 박태준 명예회장 등 전·현직 임원들을 만나 차기 회장에 대한 뜻을 물은 뒤 추천위에 정 사장을 추천했다.

◇과제='포스트 이구택' 시대를 열어갈 후보로 낙점됐지만 정 사장의 앞길에는 풀어야 할 현안 많다. 무엇보다 글로벌 철강 시장 침체가 큰 짐이다. 포스코 역시 지난달 20만t을 감산한 데 이어 이달에도 37만t을 감산했다. 매출 목표도 지난해 30조6420억원 보다 낮춘 27조∼30조원으로 잡았다. 대규모 감산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정 사장에게 주어진 일차 과제다.

포스코는 또 올해 국내외에서 최대 7조5000억원 투자를 구상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때에 거액의 투자를 계획한 만큼 냉철한 경영 판단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이밖에 정 사장은 답보 상태에 놓인 인도 일관제철소 건립 작업 등 기존의 대형 프로젝트를 매듭짓는 일도 떠안게 됐다.

겹겹이 쌓인 과제 수행에 실패한다면 이 회장의 잔여임기만을 채우는 '땜방 회장'으로 남을 수도 있다. 이 경우 1년 뒤 다시 회장을 선임하게 돼 경영 차질은 물론 기업 신인도 하락도 예상된다. CEO의 잦은 교체를 두고 주주들이 'CEO 리스크'를 우려하는 이유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을 치유하는 것도 정 사장의 몫이다. 오너가 없는 전문경영인 체제인 포스코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들의 합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명하고 공정한 후속 인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 사장과 경쟁했던 윤 사장은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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