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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봄기운이 완연한 5일. 경북 포항 동촌동에 위치한 국내 제1호 장애인 중심기업(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 포항사업장.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앳돼보이는 청년이 갑자기 달려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권순찬입니다"라고 말한 그는 "저는 노래를 잘합니다. 그런데 우리 조장님이랑 둘이 있을 때만 부를래요"라고 말하고는 쏜살같이 다시 작업대로 뛰어갔다.
자폐장애 1급인 권씨. 그는 지난해 8월부터 이곳에서 '희망과 꿈'을 키워가고 있다. 작업 도중 기분이 좋아지면 행사용 마이크를 가져다가 설운도의 '사랑의 트위스트'를 부른다. 그들에게 일터는 돈을 버는 곳만이 아니다. 일하고 노래하는 사이 그의 자폐 증상은 크게 좋아졌고, 이 곳을 찾은 그의 부모님은 한참 동안 직원들 손을 잡고 감사의 말을 건넸다.
포스코가 100% 지분을 출자해 장애인 고용 촉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포스위드 포항사업장은 이날 최고 12도를 기록한 날씨 만큼이나 내내 따뜻한 분위기였다.
장애인를 고용하면 작업 환경이 나빠진다거나 분위기가 흐려지리란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장애인와 비장애인가 2인1조로 이뤄진 작업조는 여느 전문가 못지않게 손발이 척척 맞았다.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짜인 동선과 개조된 기계들은 업무 효율을 더했다. 불의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들도 세심하게 배치됐다.
지적장애 3급인 손성진(34)씨는 세탁기에서 나온 수건을 정리한 뒤 100장씩 묶는 작업을 한다. 수건을 결속기 위에 올려놓으면 노끈이 자동으로 수건을 묶는다. 결속기 양 옆 기둥에는 빨간색 테이프가 붙어 있다. 숫자를 잘 세지 못하는 지적장애인의 특성을 감안, 수건 100장을 쌓았을 때의 높이를 테이프로 붙여놓은 것이다. 손씨가 손쉽게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재봉틀로 작업복을 수선하는 조금화(52·여)씨는 소아마비 지체장애 4급. 오른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재봉틀을 쓰는데는 전혀 문제 없다. 회사측에서 조씨의 작업을 돕기 위해 원래 재봉틀 오른편에 설치돼 있는 페달을 왼쪽으로 옮겨주었기 때문이다.
자폐장애 3급으로 근무 초기 혼잣말만 하던 이창윤(26)씨도 최근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고 식사도 함께하는 등 사회성이 많이 좋아졌다. 작업장의 엄마 노릇을 하는 김복운(42·여) 조장은 "이씨가 요새 가장 듣기 싫어하는 게 회사 오지 말고 쉬라는 말"이라고 귀띔했다.
포스위드 포항사업장 클리닝팀 전체 직원 63명 중 28명이 장애인다. 지체장애 13명, 지적장애 7명, 정신·자폐·시각·청각장애 2명씩 근무하고 있다. 2급 이상(일부 3급 이상) 중증 장애인만 15명에 달한다. 이들이 하루에 처리하는 물량은 포스코 계열사 등 64개 사업장에서 공수된 수건 3만9000여장, 작업복 3300여벌, 작업장갑 290여개 등이다.
회사는 이들이 물건을 옮기기 쉽도록 작업장 한가운데에 길을 뚫고 차가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각 작업대 모서리는 뛰어다니다 다치지 않도록 모두 둥글게 코팅했다. 휴게실에는 지적장애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을 비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기업과 정부의 노력 속에 장애인에 대한 그 흔한 편견과 차별도 이곳에선 모두 허상에 불과한 듯했다. 포항=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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