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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소설가 조정래(65)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이 완간 20년만에 200쇄(1권 기준)를 돌파했다. 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조씨는 “‘태백산맥’은 어떻게 분단을 극복하고 민족의 숙원이자 비원인 통일을 이룰지에 대한 문학적 응답이었다”며 “오늘날 남북 상황을 보면 암울하다는 생각밖에 없다. 남북한 모두 한발씩 물러나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백산맥’ 200쇄는 한국출판사상 다권본로서는 첫 기록으로 10권을 합쳐 7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조씨는 그러나 20여년 전 소설 속에서 그 염원을 녹여냈던 민족 통일이 여전히 요원한 데 대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구 소련, 중국, 베트남과도 수교했는데 왜 같은 민족인 북한과는 대립하면서 민족의 운명을 백척간두로 몰고 가는지 정치하는 자들에게 몹시 유감스럽습니다. 국민의 뜻에 의해 6·15 선언이 나왔고 10·4 선언이 나왔습니다.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오늘과 같은 험악한 상황으로 치달아가는 것은 비극입니다.”
작가는 집필 기간 중 겪었던 고초를 떠올리기도 했다. 1994년 ‘구국민족연맹’ 등 8개 단체가 작가와 출판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고발한 후 검찰이 이적 표현물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1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당시 수사기관은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 이미 300만명 이상이 읽은 책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이유로 내사를 종결했습니다. 내가 법정까지 가지 않고 무혐의 처리된 것이 독자의 힘이듯이 지금의 남북상황도 민족 전체가 힘을 모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작가로서 또 한 번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소설 쓰기를 잠시 중단하고 어린이 위인전을 집필하고 있는 그는 “내년 하반기 장편소설을 한 편쯤 발표할 계획이며 등단 50주년을 맞는 2020년에 이를 기념하는 새로운 작품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기자, 사진=호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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