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산업에서 녹색산업으로…두산인프라코어

회색산업에서 녹색산업으로…두산인프라코어

기사승인 2009-03-11 17:37:12

[쿠키 경제] ‘회색산업에서 녹색산업으로.’

친환경시대에 대기오염, 수질오염 등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던 건설 기계 업체들이 친환경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녹색 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는 중장비 업체의 선두주자다. 동급장비보다 이산화탄소 발생율 및 연료절감율이 각각 35%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굴착기가 선봉에 섰다. 원격조정이 가능한 무인 로봇 굴착기가 뒤를 받친다. 하이브리드 굴착기 시장은 2020년 세계적으로 2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장비도 녹색 열풍=하이브리드 굴착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비슷한 작동원리를 가진다. 평상시 남는 동력을 전기로 저장한 뒤 추후 작업에 사용한다. 그러나 엔진 기어 바퀴 순으로 에너지가 전달되는 자동차에 비해 유압을 한번 더 거치기 때문에 기술 개발이 어렵다. 연료 및 배기가스 절감 효과는 물론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미래형 굴착기로 평가받는다.

지식경제부 전략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80억원을 지원받는 이 프로젝트에는 7개의 국내·외 업체들이 ‘드림팀’을 구성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와 한국기계연구원은 물론 유압시스템과 전력 전자분야의 세계적 연구팀인 독일 아헨대학 등이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현재 하이브리드 굴착기 시장은 일본 고마츠가 한발 앞서 있다. 고마츠는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병용하는 유압 굴착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지난해부터 일반 제품의 1.5배 가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으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발하는 제품은 22t급 제품으로 고마츠와 같은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하루 10시간씩 연간 200일을 가동할 경우 연간 1700만원의 연료비 절감이 가능하다.

22t굴착기가 보통 1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해 두산인프라코어는 1억3000만∼1억4000만원 수준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2년 정도면 투자비를 회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김낙인 두산인프라코어 박사는“글로벌 하이브리드 굴착기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세계 건설중장비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향후 이를 바탕으로 휠로더와 지게차 분야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2012년 시판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2014년에는 고마츠 등 타국 기업을 제치고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자동 로봇 굴착기도 선보여=일반적으로 굴착기는 조작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다. 조이스틱 조종은 물론 선회, 붐, 아암, 버켓으로 이루어진 굴착기의 운동 행태가 익숙치 않아 숙련되기까지는 최소 몇 주에서 몇 달간 교육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가 운전자의 팔 동작을 센서로 감지해 굴착기를 조종하는 ‘굴착기 마스터-슬레이브 제어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작업현장에서 떨어져 팔만 움직여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팔과 굴착기 상부의 형태가 비슷한 데 착안해 개발된 시스템이다.

여기에 작업환경을 멀리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화상시스템과 전후 주행 조정기능까지 적용되면 완벽한 무인 굴착기가 된다. 특히 오염 또는 재난재해 현장, 지뢰지역과 함께 극한 기후 상황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터-슬레이브 시스템이 완성되면서 전자동 로봇 굴착기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1년 15t급 중형 무인굴착기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1차적으로 내년 말까지 무선 원격조정 기술을 완성할 예정이다.

로봇 굴착기가 실용화될 경우 노령화 및 인력난에 시달리는 건설 기능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정확한 시공 및 공정관리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불도저, 그레이더, 덤프트럭 등 다른 건설 장비에도 적용이 가능해 건설장비 자동화 및 선진화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이 프로젝트는 BK21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7개 대학과 2개 연구소 등 모두 1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팀은 특히 팔과 굴착기의 운동능력 및 구조 형상을 대응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건설산업도 세계적인 ‘녹색 바람’에 힘입어 친환경·고효율 제품 사용으로 회색 산업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출발은 일본업체보다 10년 늦었지만 3∼4년 안에 격차를 해소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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