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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정치] 소설 ‘모든 게 다 우울한 밤에’의 작가 나카무라 후미노리(32)가 사형제도와 인간 구원이라는 묵직한 소재의 소설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소설은 2008년 겨울부터 2009년 봄까지 계간 ‘자음과모음’과 일본 월간 ‘스바루’ 11월 호에 동시 연재된 작품이다. 외국 작가의 작품이 국내 문예지와 본국에서 동시 연재된 것은 드문 사례로 한일 양국에서 단행본 출간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11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그는
“만족스러운 사람은 소설이나 예술이 필요치 않다”고 전제한 뒤 “고민하는 사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루하루 살기 어려운 사람이 이 소설을 읽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8세에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과 그 곁을 함께 하는 교도관이라는 인물 구도 속에 살인자를 바라보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이 펼쳐지는 소설은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는 철학적이고 원론적인 결론에 다다른다. “사형제도에 대한 극도의 반감을 품진 않습니다. 다만 저항감은 있지요. 이 소설에서는 사형 제도 존속 문제로 크게 뒤흔들리는 일본 사회의 현재와 인간 존재의 위태로움을 짚어가면서 인간관계에서 생겨나는 슬픔과 그 너머에 분명히 존재하는 구원을 그려보고자 했습니다.”
인간 생명, 죽음을 소재로 7년째 글을 쓰고 있다는 그는 “인간이 만든 사형제도를 한 번 맞닥뜨려서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아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2005년 ‘흙 속의 아이’로 아쿠타가와 상을 받으며 국내에 알려진 그는 신세대 작가들의 특징이기도 한 일상적이고 가벼운 문학 스타일과는 다른 노선을 걷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