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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경제] 컨테이너선 10대 중 1대 이상이 시동을 껐다.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물동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의 시황을 나타내는 종합용선(HR)지수는 50주 연속 하락했다.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벌크선에 이어 완성품을 옮기는 컨테이너선 업체마저 무너지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일감이 없어 대기 중인 계류 컨테이너선이 모두 484척에 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선복량으로는 141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전체 컨테이너 선대의 11.3%에 해당한다. 10대중 1대 이상의 선박이 일감이 없어 항구에 묶여있다는 얘기다.
계류 컨테이너선은 지난해 10월 70척(15만 TEU)를 기록한뒤 매달 가파르게 증가해왔다. 통상 10월∼12월이 비수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3월까지 계류선 비중이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3000TEU급 이하의 소형 선박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물동량이 떨어진 상황에서 주력 선단을 놀릴 수 없어 기존 항로에 대형 선박들을 투입하는 선사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일감이 없는 시기는 1980년대 선진국의 경기불황 이후 처음”이라며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서는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물량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유럽, 미국 등 선진국으로 향하는 것인만큼 이들 국가의 소비가 회복되지 않고서는 업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각국이 경기 침체를 막기위해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HR지수도 지난 18일 378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는 이날 ‘해운·항만업계 지원 건의안’을 내고 다음주 중 국토해양부에 제출키로 했다. 대한상의는 규모가 크고 글로벌 운송체계가 잘 잡혀있는 컨테이너 업체보다는 영세한 벌크선 업체 대상의 지원안을 주로 채택했다.
대한상의는 건의문에서 “정부가 해운사들의 연쇄도산을 막기위한 구조조정안을 신속히 이행하고 후속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면서 “대출원금 상환을 유예하거나 기한을 늘리는 등 금융권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불법 다단계 용대선 근절방안 마련, 국적선 헐값 매각 방지, 선박투자펀드 조성, 컨테이너 전용 부두의 임대료 탄력 운용 등을 건의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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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그래◀ WBC 병역면제 줘야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