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음악 속/말발굽소리 들리면/내일 고구려 가는 石工(석공)의 주먹아귀/막걸리 투가리가 부숴질 것이다.//(중략)//오 답답한 하늘/국경 그어진 두 토막//오 雜草(잡초) 무성한 休戰地(휴전지)의/녹쓴 京義線(경의선) 레일이어.”(‘태양 빛나는 만지의 시’ 중)
이 두 편은 같은 해 3월 앞서 출간된 시인의 생전 유일한 시집 ‘아사녀’는 물론,이후 출간된 신동엽 전집에도 포함돼 있지 않은 시다. 신동엽 시인은 59년 등단 이후 불과 10년 만인 69년 4월7일 간암으로 세상을 뜬 탓에 남겨진 시 작품은 70여편에 불과하다.
강형철 숭의여대 교수는 “6·25 이후 마음의 상처와 민족애가 깊게 나타난 시들로 신동엽 시인의 초기 시 경향이 잘 나타난 작품”이라며 “후기의 참여적인 시들과 달리 전쟁으로 인한 심층적인 상처가 채 다스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극단적인 유미주의에 치우친 경향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한편 신동엽 시인의 40주기를 맞아 시인의 고향인 충남 부여 일원에서 다채로운 추모 행사가 마련된다. 11일 부여읍 동남리의 신동엽 시비 앞에서 추모제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같은날 저녁 부여군청소년수련원에서는 문학의 밤 행사가 개최된다. 시인의 부인인 인병선 짚풀생활사박물관장의 인사말에 이어 도종환, 손세실리아, 안현미, 조재도 시인 등이 시를 낭송한다. 시인의 생가와 묘소, 작품 속에 등장하는 금강을 둘러보는 문학기행(12일)과 백일장(16일), 시낭송의 밤(17일)도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