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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연필과 지우개가 없으면 한 자도 쓸 수 없다며 원고지 글쓰기를 고집해온 소설가 김훈(61·사진)이 인터넷 소설 연재를 시작한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김씨가 다음 달 1일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문학동네 카페를 통해 신작 장편소설 ‘공무도하’(公無渡河)를 연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백수광부의 익사사건을 상징화하는 ‘공무도하’는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이 백수광부의 죽음을 울음으로써 노래한 데서 비롯된 시가(詩歌)로, 김씨는 닿을 수 없는 강 건너의 사랑을 주제로 고전을 해체, 현대화된 플롯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강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의 이야기다”라며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옛 노래는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그 늙은 미치광이의 뒷모습을 떠오르게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씨가 원고지를 버리고 직접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문학동네 측이 김씨의 원고를 받아 이를 컴퓨터에 입력시킨 후 인터넷에 연재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연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융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김씨는 “나는 여전히 기계를 만지지 못한다”며 “컴퓨터망에 연재를 결심한 것은 그 망설임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함이었는데 주저를 버리니 두려움이 앞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재는 매주 월∼금 밤 10시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기자
c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