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영문학자 장영희씨 별세

장애인 영문학자 장영희씨 별세

기사승인 2009-05-10 1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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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문화] 영미 시를 알기 쉽게 번역 소개해 삶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며 독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던 서강대 영미어문·영어문화학부 장영희 교수가 9일 지병인 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7세.

고인은 생후 1년만에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이 됐지만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일어선 영문학자이자 수필가였다. 2001년 유방암 수술을 받아 회복하고도 2004년 다시 척추암 선고를 받았지만 강한 의지를 발휘, 이듬해 봄 강단에 복귀해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지난해 암이 간까지 전이되면서 학교를 휴직하고 투병 생활을 해왔다. 고인은 생전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튼튼하고 세련된 신식 목발을 선사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으나 몸의 일부처럼 낡고 삐걱대는 목발을 가리키며 “난 이게 좋아”라고 말했던 일화는 유명하다.

서강대를 마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고인은 선친인 영문학자 고 장왕록 박사와 함께 펄벅의 ‘살아있는 갈대’를 공동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으며 중·고교 영어 교과서를 집필했다. 한국번역문학상, 올해의 문장상 등을 수상했다. 수필집 ‘문학의 숲을 거닐다’, ‘내 생애 단 한 번’ 등이 있으며
투병 중에 집필한 유고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 10일 출간됐다.

독신이었던 고인의 유족은 어머니 이길자씨와 오빠 장병우(전 LG 오티스 대표)씨, 언니 영자씨, 여동생 영주·영림·순복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은 13일 오전 9시(02-2227-7550).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철훈 기자
c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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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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