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쌍용자동차는 9일 평택공장 도장 2공장을 제외한 차체·프레스·조립·도장1공장의 시범가동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조립공장 3,4라인에 남아 있던 차량 100여대는 시범 가동이 끝나는 12일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갈길이 멀다. 당장 산업은행이 신차(C200) 개발비 지원에 난색을 표했다. 3자 매각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신차 개발도,매각도 난항=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요청한 2500억원의 신차개발비 및 구조조정 비용 가운데 1000억원가량의 구조조정 비용만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주주인 상하이차와 협의 없이 채권단이 일방적으로 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중국과의 정치적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신차 개발비 지원 여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회생의 디딤돌로 삼으려던 신차 C200(프로젝트명)의 출시도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최고의 차'로 선정됐던 C200은 무쏘의 신화를 재현할 수 있는 차세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평가받았었다.
회사의 매각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3∼4개 국내외 기업들이 시장에 인수 의사를 흘렸지만 실제 인수제안을 한 기업은 한 군데도 없다. 이유일 공동법정관리인은 "몇 개 기업이 쌍용차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은 많지만 관심을 표명한 기업은 없다"면서 "투자자는 쌍용차를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우선 기존 모델을 중심으로 정상화를 꾀할 방침이지만 판매망이 망가져 이 역시 쉽지 않다. 파업기간 동안 깊게 파인 조합원과 일반 직원들 사이의 갈등의 골을 해소하는 것도 문제다.
◇휴일 잊은 채 공장가동 준비=쌍용차 직원 700여명은 일요일에도 평택공장에 출근해 정상조업을 위한 공장정리에 땀을 흘렸다. 수십명의 직원이 지게차와 중장비를 동원해 곳곳에 쌓인 작업용 철제 선반 등을 제거하고 쓰레기를 치웠다.
노조의 최후 보루였던 도장2공장에 출근한 직원들은 라인 설비를 점검하고 작업 도구함을 정리하는 등 정상조업 준비에 힘을 쏟았다.
도장2공장 1층에는 미세먼지 도장 마무리 작업을 기다리는 체어맨 액티언 카이런 등 20여대가 라인에 올려져 미세먼지 제거 작업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도장작업이 끝난 차량들은 조립라인으로 옮겨질 준비를 마치고 저장고에 대기하고 있었다. 한편 경기도 평택시는 쌍용차 구조조정에 따른 지역 경제 위축과 실업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평택 민생은행'을 설립, 운영한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평택=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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