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은 지난해 7월 금강산에서 일어난 관광객 총격 사망 사건 뒤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유감을 표시하는 등 지금까지 유감 표명은 다섯 차례 정도 있었지만, 남측 당국에 ‘사과’라는 표현을 한 적은 없다.
더욱이 7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1차 해명한 상황에서 사과를 하기 위해 추가로 의사 표시를 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과나 유감 표시를 할 의사가 있었다면 7일 보낸 통지문을 통해 진작에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북측이 남측의 사과 요구를 전면 거부하며 역공을 가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7월 이후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대남 평화공세를 이어온 북측이 그동안의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면서까지 남측을 자극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인명 사고의 1차적인 원인이 된 방류를 스스로 자인한 상황에서 맞대응 카드를 선택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따라 정부는 북측에 사과를 요구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향후 남북간 대화와 접촉의 재개를 감안해 북측의 사과를 당국간 협의나 회담의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 내걸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 출구까지 아예 봉쇄할 뜻은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6일 이후 북측에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공유 하천에 의한 피해 예방과 공동 이용의 제도화를 위해 남북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은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여론의 흐름을 마냥 무시할 수 없어 강경 기조로 나아간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지난해 금강산 총격 사망 사건 때처럼 필요 이상으로 남북관계를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 역시 9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북측의 의도적인 방류 사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되 대화의 문을 열어둔 것은 대북정책의 큰 흐름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북핵문제등과 관련해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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