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4일 방북으로 북핵 6자회담의 회생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원 총리의 방북은 형식적으로는 지난 3월 북한 김영일 총리의 방중에 대한 답방이자 북·중 수교 60주년 기념 행사 차원이다. 하지만 과연 원 총리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6자회담 재개'라는 선물을 받아올지 여부가 더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평양 순안공항까지 마중을 나가 원 총리를 영접했다. 김 위원장이 외국 총리를 공항에서 맞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수십만의 평양 시민도 연도에 늘어서 '환영, 온가보(원자바오의 북한식 이름)'를 연호했다.
이에 따라 원 총리의 방북에 앞서 양측이 이미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합의한 게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중대 발표'를 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북·미) 양자대화의 성과가 나오면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복귀를 포괄하는 내용이 담긴 평양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18일 방북한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다자대화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에는 보다 진전된 내용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다. 10일 한·중·일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원 총리에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전달해 국제사회에 분명한 메시지를 밝힐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여기에는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전통적인 혈맹 관계 복원을 과시하는 자리에서 중국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깔려 있다. 중국은 이번 원 총리의 방북에 장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과 천더밍 상무부장 등 경제협력 사절단을 대동하면서 대규모 무상원조 계획도 밝히고 있다.
다만 그동안 북한이 누차 6자회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다자회담'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다시 들고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북한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이니셔티브를 살려주면서도 내용상으로는 북·미 협상이 중심축을 이루는 '변형된 6자회담 카드'를 제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안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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