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내년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북한이 1만7000장의 경기 티켓을 확보했지만, 정작 남아공으로 건너가 경기 관람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측근 약 200명 정도일 것이라고 영국 일간지 미러가 13일 보도했다.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얻은 출전 자격으로 한껏 들떠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이 직접 남아공을 방문하여 경기를 관람 하는 것은 사실상 금지돼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관광의 사이먼 카커럴 대표는 “북한에는 여행사가 없기 때문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방문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남아공에는 김정일이 지목한 소수의 인원만이 관람할 수 있고 그 수는 200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티켓은 1만7386장. 미러지에 따르면 각국은 경기를 벌이는 축구장 관람석수의 9.8% 만큼 티켓을 획득하게 된다. 북한은 남아공에서 두 번째로 큰 두 개의 경기장 요하네스버그와 캐프 타운 스타디움에서 치러진다. 반면 잉글랜드는 그들의 게임을 가장 작은 경기장에서 벌이기 때문에 북한 보다 훨씬 적은 2000장의 티켓만 확보하게 됐다. 당연히 잉글랜드 팬들은 “경기력이나 인기면에서 턱없이 처지는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많은 티켓이 배정된다는 것은 문제”라고 국제축구협회(FIFA) 등을 비난하고 나섰다.

특히 북한은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같은 최고인기 팀들과 경기를 갖기 때문에 배당된 티켓의 상당수가 암표시장에 나와 고가에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북한으로서는 월드컵 관람티켓이 뜻밖의 외화벌이가 될 소지가 충분해졌다.

김정일 위원장이 남아공에 직접 가서 경기를 관람할 것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폐쇄적인 체제 특성상 북 최고 지도자가 머나먼 남아공까지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종수 북한 축구협회 서기관은 이와 관련 직접적인 언급은 회피한채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축구 발전에 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었다”며 “북한은 지도자와 조국을 위해 헌신하며 싸우는 세계 유일의 팀이다”고 자랑했다.

북한은 처음으로 출전했던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강호 이탈리아를 1:0으로 이겨 파란을 일으켰으며 당시 8강전에서 최고스타인 에우제비오의 포르투갈에 3:5로 아깝게 패해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턴 최은화 기자 eunhwa73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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