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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人터뷰] 여성 3인조 발라드 그룹 가비엔제이(Gavy NJ)는 데뷔 6년차 가수이다. 6년 동안 그녀들은 총 10장의 음반을 내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얼굴 없는 가수가 콘셉트는 아니었지만 6년이란 세월 동안 우리에겐 그녀들의 얼굴보다는 노래가 더 친근하다.
지난해 발표했던 네 번째 앨범
“타이틀곡 ‘해바라기’에 랩을 넣어 비트를 만드는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마침 방송 무대에 설 때는 남자 아이돌 그룹 엠블랙과 비스트 멤버들이 랩 피처링을 도와주겠다고 해서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해요(웃음). 또 이번 뮤직비디오에 이영아 씨와 이태성 씨가 출연해 멋진 연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벌써부터 반응이 좋아서 공들인 보람을 느끼고 있네요.”(24·장희영)
가비엔제이는
“2009년에는 사실 박효신 선배를 제외하고 발라드 시장이 대중적이지 못했어요. 발라드 음악을 하는 저희로서는 앨범을 발매하기 전에 이러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요. 타이틀곡을 정할 때도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 맥락에서 ‘사랑이 그렇습니다’를 먼저 발표한 거고요, 약간 비트가 있는 발라드 ‘해바라기’를 정식 타이틀로 정하게 된 거예요.” (24·장희영)
이번 앨범에서는 팬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하려는 가비엔제이의 노력도 엿볼 수 있다. “예전 곡들이 성숙하고 무거웠다면, 이번에는 밝고 따뜻한 가사를 많이 실었어요. 작사도 직접 했고요, 뮤직비디오에도 참여 했는데 안타깝게 편집이 됐더라고요.”(27·미스티)
실제로 ‘사랑이 그렇습니다’는 멤버 미스티가 작사했고, 타이틀곡 ‘해바라기’는 장희영이 작사를 맡았다. 이러한 노력으로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찰나, 남성 발라드 그룹 2AM도 함께 새 앨범을 내놨다. 조권을 중심으로 인기 주가를 올리고 있는 2AM과 같은 시기에 앨범을 내놓았으니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2AM의 창민 오빠와는 친분이 있는 사이라서 컴백 전에 서로 곡을 교환해서 들어봤어요. ‘죽어도 못 보내’는 2AM의 색깔이 많이 묻어 있었고, 저희 곡들에는 가비엔제이만의 매력이 많이 드러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요. 그렇지만 인기 아이돌이니 아무래도 부담은 조금 돼요(웃음).” (24·장희영)
사실 가비엔제이도 다른 아이돌 그룹과 비슷한 또래다. 장희영이 85년생, 미스티가 82년생, 노시현은 88년생이다. 많은 걸 그룹이 귀엽고 섹시한 댄스 음악을 선택해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대, 발라드의 길만 고집해온 그들이 팬들의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가수의 본질, 바로 ‘실력’이 그들을 지탱하고 있었다.
“데뷔해서 보컬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저희끼리 모여서 10시간 이상씩 노래연습을 하곤 하죠. 노래는 타고난 것도 있겠지만 많이 부르다 보면 분명 늘거든요. 지금도 노래 연습에 쏟는 시간이 일과 중에 가장 많아요.” (21·노시현)
즉석에서 노래 한 소절을 부탁했다. 가녀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 풀한 가창력과 솔직한 감정 표현은 무대에서 보아온 가비엔제이의 모습과 똑같았다. 가비엔제이는 무대에서 예쁜 척(?)을 안하는 가수로 유명하다. 걸 그룹이기 때문에 보기 좋게 연출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을 것도 같은데 말이다.
“노래할 때 감정 이입이 되기 때문에 표정 관리가 잘 안돼요. 그래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사진들이 참 많을 수 있는데(웃음) ‘굴욕’ 사진을 본 적이 없어요. 노래할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 여러분이 사랑해 주셔서 캡처 사진이 인터넷에 돌지 않는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해요.” (24·장희영)
사실 노래만 잘하고 연기만 잘해서 인기를 얻기는 힘들다.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뛰어난 입담과 재치가 예능인을 넘어 가수 인기의 한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비엔제이는 가요 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막내 시현이가 전교 1등도 한 적 있는 수재이지만 동문서답을 하거나 횡설수설 할 때도 있어요(웃음). 이런 모습이 슬픈 발라드를 하는 저희 이미지와 맞지 않다고 해서 꽁꽁 숨겨 왔는데요. 요즘은 솔직한 게 대세잖아요. 기회가 된다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다 많은 가비엔제이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24·장희영)
한 번이라도 카메라 앵글에 더 잡히기 위해서 가수들은 팀 내에서도 경쟁을 한다.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런 경쟁 없이 노래로 사랑 받아온 가비엔제이는 ‘얼굴 없는 가수’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아요. 또 우리의 노래를 듣고 있는 승객을 만날 때, 어렴풋이 이어폰 밖으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게 됐을 때 뿌듯했던 적도 많고요. 그래도 데뷔 6년차인데 못 알아봐 주신다는 건 ‘쪼오금’ 서운하기도 해요(웃음).” (27·미스티)
데뷔 6년차로 가수의 얼굴보다 ‘노래’가 더 유명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태도로 노력하는 가비엔제이. 점점 ‘가벼워지고 빨라지는’ 한국 가요계에서 그들이 소중한 이유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턴 최은화 기자 eunhwa730@hotmail.com
(인턴제휴 아나운서 아카데미 “아나레슨” http://www.analess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