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영화] 가요계에 ‘깝권’이 있다면 영화계에는 ‘깝동욱’이 있다.

10일 서울 소공동 이화여고 백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추격 코미디 영화 ‘반가운 살인자’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만난 김동욱 “왜 ‘깝동욱’인지 모르겠다”면서도 자신에게로 쏠리는 관심이 싫지 않은지 활짝 웃었다.

얼마나 ‘깨방정’을 떨었기에 ‘깝동욱’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느냐는 질문이 던져지자 김동욱은 “(깨방정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묵직한 배우들과 앙상블을 이루다 보니 그런 별명이 붙은 것 같다”며 “그래도 왜 깝동욱인지는 잘 모르겠어요”라며 자신도 진지하게 연기에 임했음을 강조했다.

영화에서 형사 정민으로 분한 김동욱은 의욕만 앞서는 탓에 반장에게 쿠션으로, 종이로 얼굴을 종종 난타 당한다. 맞는 장면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을 묻자 “동네 아줌마들의 시위에서 ‘폭력경찰’이라는 오해를 받아 백주대낮에 먼지 나도록 맞았다”며 “아주머니들이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걷어차셔서 많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김동욱의 상대배우는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1999) 이후 10년 만에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유오성이다. 유오성은 영화 ‘친구’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를 완전히 지우고 여장을 하는 백수 영석 역을 연기했다.

유오성에게 여장 연기를 하며 불편했던 점을 묻자 “화장실에 가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고 답했다. 이를 놓칠세라 사회를 맡은 개그우먼 안영미가 “화장실이 뭐가 어땠는데요?”라고 반문, 제작보고회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반대로 여장의 좋은 점을 질문하자 “좋은 점은 없었다”면서 “여자들이 한겨울에도 스타킹에 하이힐을 신는 용기가 대단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영화 ‘반가운 살인자’는 비 오는 날이면 여자들이 죽어 나가는 수상한 동네에서 형사 정민과 백수 영석이 살인범을 쫓는 추격전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백수 같은 형사, 형사보다 범인 추적에 더 열심인 백수가 만들어 내는 앙상블이 관전 포인트이다.

유오성은 “너무 억지스럽지 않은 추격 코미디 영화”라며 “극장 문을 나설 때 유쾌함과 통쾌한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주연배우와 이름이 같은 김동욱 감독의 첫 작품 ‘반가운 살이자’는 다음달 8일 관객을 만난다. 10년 만에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유오성이 여장 역할을 어떻게 소화해 냈는지, 충무로의 블루칩 김동욱의 ‘깨방정’ 연기는 어떻게 평가받을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턴 최은화 기자 eunhwa73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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