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2시간40분? 지루함 없이 관객의 마음 잡겠다”

강우석 “2시간40분? 지루함 없이 관객의 마음 잡겠다”

기사승인 2010-03-16 15:25:00

[쿠키 영화] 한국의 대표감독 강우석이 영화 ‘이끼’ 촬영을 마치고 이번 영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충무로의 한 식당에서 만난 강 감독은 상영시간이 길다는 첫 질문부터 정면 대응으로 맞섰다.

“상영시간이 2시간 40분이긴 하지만, 지루하지 않게 관객의 마음을 잡을 자신이 있어요. 군더더기 못 빼 길어진 게 아니란 얘기지. 원작이 지닌 장점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다가가려 했고, 또 강우석만의 느낌도 담아내려 노력했어요. 타이트하고 긴장감 있게 진행돼서 러닝타임에 관심이 가지 않도록 편집하는데 심혈의 노력을 기울였으니 결과는 관객이 판단해주실 거야. 원작을 좋아하는 팬도, (원작을) 잘 모르는 관객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영화인생 20년의 강 감독은 언제나 영화에 즐겁게 ‘올인’해왔다. 즐거운 현장에서 누가 봐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번엔 즐거움보다는 진지함이 컸고, ‘어떻게 얘기를 풀까’ ‘이 장면을 어떻게 찍을까’에 대한 스스로의 답에 대해 끝없이 되돌아봤다.

강 감독은 “수많은 영화를 찍어왔지만 이번처럼 작업 과정이 힘들고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면서 “하루에 두통약을 두 번씩 먹으면서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내가 잘하는 것보다 다함께 잘하는 것에 중점을 뒀고 그 만큼 배우와 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컸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런 만큼 강우석에게만 집중하지 말고, 영화가 잘 나왔든 맘에 들지 않든 우리 모두가 함께 해낸 ‘영화’에 대해 평가해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 ‘이끼’는 폐쇄적 농촌 마을에 가족 없이 홀로 살고 있는 사람들과 마을로 들어오게 된 낯선 청년으로 인해 밝혀지는 비밀을 담은 스릴러 영화로 정재영, 박해일, 유선, 유준상, 유해진이 강 감독과 한 배를 탔다.

강우석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덧붙였다. “정재영은 ‘실미도’ 때부터 주연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유심히 지켜봐왔다”면서 “설경구처럼 계속 성장할 배우임에 틀림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박)해일이는 이번 영화로 피부병에 걸려 고생 많이 했다”며 배우들의 연기 투혼에 대해서도 일일이 챙기는 모습이었다.

또 ‘이끼’에 함께 출연한 유해진이 현재 알콩달콩 사랑을 이어가고 있는 김혜수와의 주례를 부탁해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는 “절대적으로 사양하겠다. 강제규 감독을 추천한다”면서 “진지하게 만나고 있는 만큼,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축원했다.

영화 ‘이끼’는 오늘 7월 개봉 예정이다. 7월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인 동시에 할리우드 대작이 쏟아지는 시기로 적잖은 흥행 부담을 안아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강 감독은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올 여름엔 이례적으로 할리우드가 강점을 보여 온 전통 재난 영화는 없을 것 같다. 사실 있어도 상관없다. 애니메이션이든 실사든, 어떤 작품이 됐든 할리우드 대작과 제대로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강우석 감독은 한국영화가 스크린쿼터로 어려움을 겪을 때, 할리우드 대작의 공습에 극장가를 내주고 힘겨워할 때마다 구원투수처럼 등장해 관객에게는 웃음을, 영화시장에는 활력을 준 바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고심과 노력 속에 만들어낸 강우석 감독의 ‘이끼’가 안타를 넘어 홈런을 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턴 최은화 기자 eunhwa730@hotmail.com

(인턴제휴 아나운서 아카데미 “아나레슨” http://www.analesson.com)
김은주 기자
eunhwa730@hotmail.com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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