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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연예] 작은 얼굴, 긴 팔다리, 긴 웨이브 머리. 마치 순정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여주인공이 저기서 걸어온다. 수줍게 인사를 건넨 그는 바로 신인가수 애니(ANNE)다.
애니라는 이름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맡았던 역. ‘가요계의 여왕이 되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 애니. 영화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에서 맥 라이언이 연기했던 주인공 이름도 애니였던 걸 생각하면, 설사 여왕이 못 되더라도 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행운은 얻을 듯하다. 애니는 지난 달 25일 첫 디지털 싱글 ‘그녀에게 돌아가’를 발표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던 애니는 ‘라이브의 황제’ 휘성이 다닌 아현 고등학교 실용음악과를 거쳐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하는 등 무대에 서기 위해 내공을 다져왔다.
“고등학교 때 보컬 활동을 하면서 노래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어요. 힘들기보다는 연습 자체가 즐거웠죠. 기초를 탄탄히 쌓기 위해 원하던 대학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밴드를 결성해서 다른 학교 축제 때 공연도 하고 홍대에서 인디밴드로 활동도 했어요. 무대 공포감이 약간 있었는데 그 때 완전히 떨쳤던 것 같아요. 또 틈틈이 박선주 선생님께 보컬 트레이닝도 받으면서 앨범 작업을 했어요. 스무 살 때는 그러고 보니 정말 앞만 보고 달렸네요.”
꿈에 부풀었던 애니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가수의 꿈을 키워오던 소속사가 없어진 것이다. 무대에 서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던 스무 살의 애니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큰 슬픔이었다. 잠시 가수의 길을 접게 된 것 더욱 큰 시련이었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너무 슬펐어요, 슬픔을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죠. 가수를 포기해야겠다 싶었고, 마침 어머니의 권유로 ‘비서’로 취직하면서 가수의 꿈과 정말 멀어지는 것 같았어요. 근데 회식 자리만 하면 여러분들이 노래 잘한다고 가수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저 역시 마이크를 쥐고 있는 제 모습이 제일 행복했고요. 그래서 역시 ‘내 길은 가수뿐이구나!’ 생각하고 다시 가수의 길로 돌아왔지요.”
사실 애니는 걸 그룹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몇 번 있었다.
“여러 회사에서 그룹으로 활동해 볼 생각 없었냐고 제의가 왔어요. 그런데 저는 솔로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박선주 선생님께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솔로로도 손색이 없을 거라고 말씀해 주신 것도 솔로의 길에 남게 된 이유였지요. 사실 요즘과 다르게 당시엔 걸 그룹이 대세는 아니었기 때문에 선뜻 동의하진 않은 부분도 있을 거예요(웃음).”
솔로 가수로서 발라드를 잘 부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가사전달’이 관건이다. 바이브레이션 같은 테크닉 연습에 치중하던 애니도 가수 데뷔를 앞두고 가사 전달에 노력을 기울였다. 가슴 아픈 사랑도 해봤고 영화 보며 눈물도 지으면서 성숙한 솔로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일까, 첫 번째 앨범에 담긴 애니의 목소리가 애절하게 들린다.
“이번 앨범의 노랫말은 삼각관계에 관한 거예요. 제게도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노래를 부를 때 감정이 저절로 잡히더라고요. 제가 사랑했던 그 남자가 저를 만나면서 동시에 다른 여자 분도 만났거든요. 그 때 많이 힘들었던 감정이 이번 앨범에 녹아든 것 같아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요.”
즉석에서 노래를 부탁했다. 가녀린 체구와 달리 파워풀 한 노래가 공기를 갈랐다. 애니는 의외의 연속이었다. 청순하고 조용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특기를 물으니 성대모사와 화려한 댄스가 답으로 돌아온다.
“우선 가수로서의 입지를 쌓은 뒤, 기회가 된다면 예능 프로그램에서 성대모사로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드리고 싶어요. 4월에는 댄스 음반을 선보일 텐데요, 몸으로 음악을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지켜봐주세요. 비욘세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나처럼 가창력과 춤 실력을 겸비한 대한민국 디바의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가수로 무대에 서기까지 10여 년 이상의 외로운 싸움을 해온 애니. 하지만 그의 모습은 티 없이 밝았다. 언젠가는 원하는 자리에 서겠다는 희망으로 차근차근 실력을 다져온 ‘어제’가 오늘에 선물한 자신감 때문은 아닐까. 아직은 베일 뒤에 감춰진 ‘찬란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건투를 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인턴 최은화 기자 eunhwa730@hotmail.com
(인턴제휴 아나운서 아카데미 “아나레슨” http://www.analess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