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경제] 은퇴 이후 삶을 위한 마지노선인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금리와 증시 부진 탓에 올 1분기 0%대를 기록했다. 장기 투자상품인 퇴직연금은 약간의 차이가 나중에 큰 수익률 격차를 가져온다. 최근의 수익률 악화는 퇴직연금 가입자의 노년을 더욱 무겁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연합회는 주요 8개 은행의 올 1분기 확정급여(DB)형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이 평균 0.99%를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 평균 수익률(1.15%) 보다 0.16%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산업은행(1.01%), 신한·농협은행(1.0%), 외환은형(0.98%), 우리은행(0.97%), 기업은행(0.95%) 등이었다.
DB형 비원리금보장 상품의 1분기 평균 수익률은 1.21%를 기록했다. 1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원리금보장 상품 수익률은 연 3.96%, 비원리금보장 상품은 연 4.84%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상품들이 각각 4.57%와 6.68%를 기록한 것에 크게 못 미치는 수익률이다.
퇴직연금은 수익률이 연 1% 포인트만 낮아져도 퇴직 후 받을 수 있는 금액에서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매년 400만원씩 30년간 모두 1억2000만원을 입금한 경우 연 5% 수익률을 기록하면 2억7904만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연 3% 수익이 날 경우 8300만원이 적은 1억9601만원을 챙기게 된다. 8개 은행의 올 1분기 DB형 원리금보장 상품 적립금 합계는 20조5657억원, DB형 비원리금보장 상품 적립금 합계는 2731억원이다.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급감한 것은 장기 저금리 기조와 증시 부진 등 영향이 크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은행들로서는 현재 금리가 너무 낮아 기금을 운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퇴직연금 상품을 선택할 때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대부분 본인이 재직 중인 회사 정책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유형이 정해진다”며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유형이 자신에게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지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DB형은 회사가 매년 퇴직금을 금융회사에 쌓아두는 방식으로 금융상품 선택은 회사와 금융회사가 논의해 결정한다. 확정기여형(DC형)은 회사가 분기·반기 또는 매년 퇴직금을 정산해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로 보내면 근로자가 어떻게 운영할지 결정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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