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일본의 이런 움직임은 전쟁 당시 야만적인 행위에 충분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는 한국과 중국의 감정적인 반발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2차 대전 당시 2000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중국에서만 1000만~1500만명이 희생됐다.
특히 민족주의자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극적인 정치적 성공을 거두면서 일본의 우경화 행보는 강화됐다. 이와 관련, 과거사에 대한 부담이 없는 젊은 세대들이 아베 총리의 행보에 열광하고 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WSJ는 지난 9일 치러진 도쿄도지사 보궐선거를 20대가 변하는 예로 들었다. 16명의 후보자중 극우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 전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 격)은 12%의 지지율을 얻어 전체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대로부터는 24%의 지지를 받아 당당히 2위에 오른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2008년 10월 “일본이 침략국가라고 하는 것은 억울한 누명”이라는 주장이 담긴 논문을 발표해 항공막료장에서 해임된 인사다.
지난해 12월 집권 1년을 맞아 주변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에 대해서도 많은 일본인은 주변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에는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아키야마 노부마사 히토쓰바시대 교수는 “일본의 민족주의자들은 일본이 ‘멋진 패자(good loser)로 대접받는데 싫증을 내고 있다”며 “우리는 더 패배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움직임에 정계와 학계, 언론계에서는 실망감과 함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도덕적 관점에서 틀린 것은 아니지만 방법적으로는 서툴다는 것이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쉴러 스미스 선임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어떤 전략을 가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의 위안부 추모기념일 제정움직임에 대해 “잘못된 사실을 나열해 일본을 비방하는 것에는 냉정히 반론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