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타 총리는 14일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공식 제출했다. 앞서 레타 총리는 13일 자신의 소속 정당인 중도 좌파 민주당이 당 중앙지도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정부 구성안을 찬성 136표, 반대 16표로 통과시키자 사임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대표에 오른 렌치 대표는 레타 총리가 결정적인 정치 개혁 국면에서 결정을 뒤로 미루고 사상 최고인 실업률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비판해왔다. 렌치 대표는 의회의 임기인 2018년까지 통치할 수 있는 새로운 정부 구성을 촉구하면서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레타 총리는 최근까지도 렌치 대표의 사임 압력을 거부했으나 새 정부 구성안이 민주당 중앙위를 통과하면서 백기를 들게 됐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초쯤 렌치 대표를 총리에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피렌체 출신으로 피렌체 법대를 졸업한 렌치 대표는 중앙 정부나 의회에서 근무해본 경험이 전무하다. 본인 스스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닮았고 그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29세에 피렌체 시의회 의장, 34세에 피렌체 시장에 당선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중앙 정치와도 거리를 뒀다. 지난해 12월 민주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TV에 출연해 이탈리아 정치권 부패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기적으로 젊은 유권자와 대화를 나누는 소탈한 모습을 보여 인기가 높다. 지난달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이탈리아인의 54%가 그의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다만 그가 총리 직에 오르더라도 재정 적자와 높은 실업률로 신음하고 있는 이탈리아 경제를 회복시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가 공공자산 매각과 재정개혁 등을 강조하지만 부패한 정치 및 관료주의라는 현실의 벽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