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로 ‘라나플라자’ 의류공장 붕괴 참사 1주년을 맞는 방글라데시에서 공장 안전 강화를 다짐했지만 여전히 형식적인 조치만 이뤄지고 있으며 참사 당시 살아남은 생존자도 보상과 재취업문제 등으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AFP통신 등이 23일 보도했다.
당시 다카 외곽의 8층짜리 의류공장인 라나플라자가 무너지면서 여성이 대부분인 근로자 1135명이 숨지고 2500명이 부상당했다. 방글라데시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꼽히는 사고 이후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방글라데시 정부는 의류부문 노동자 420만명의 월 최저임금을 77% 올린 68달러로 조정했다. 또 노동법도 개정해 노조설립 요건을 완화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420만명 중 4분의 1이 안전한 작업장에서 일하게 됐다며 일정부분 개선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근로자들은 매일 10~12시간의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방글라데시에 하청을 줘서 생산하는 자라와 H&M, GAP, 월마트, 토미 힐피거 등은 사고로 인한 자사 이미지 훼손을 우려해 공장 안전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하청 업체와 가연성 물질을 비상구에 놓지 않는 등의 합의에는 이르렀지만 공장 내부의 스프링클러 설치, 공장 이전 등에서는 비용부담 주체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FT는 4000개에 달하는 공장 중에서 4분의 3은 아직도 노동조건 관련 검사를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보상문제도 더디다. 서방소매업체들은 피해자보상기금을 만들어 22일 처음으로 부상자와 사망자에게 각각 640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사고 1주년을 맞아 지급하는 것이었다. 이와는 별도로 업주측인 방글라데시 의류생산 및 수출업자협회(BGMEA)는 총리실과 노동부 등과 함께 보상위원회를 구성했다.
보상문제 외에도 사고 생존자들 역시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1436명에 달하는 생존자들은 노조가입을 우려한 사용자의 재취업 거절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영국의 시민단체는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