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 비욘드’가 개봉하면서 J.J 에이브럼스는 유구하게 나쁜 사이를 자랑해오던 ‘스타워즈’ 시리즈 팬들과 ‘스타트렉’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합의점을 볼 수 있는 인물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렉 : 비욘드’ 덕분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에서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의 태동을 알렸던 J.J 에이브럼스는 ‘스타트렉 : 비욘드’를 제작하며 오래된 시리즈의 새 옴니버스 시네마의 좋은 예를 다시 한 번 만들었다.

5년의 임무 중 3년을 보낸 엔터프라이즈 호의 승무원들은 최첨단 미래도시 요크 타운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만끽하던 중 알 수 없는 행성에 난파당한 한 전함의 요청을 거절하지 못하고 구조 작전에 나선다. 그러나 이는 함정이었고, 제임스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을 비롯한 엔터프라이즈 호의 전원은 낯선 행성에 불시착해 뿔뿔이 흩어진 채 적의 공격에 노출된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대원들을 규합해 나가며 행성에 도사린 거대한 적의 음모를 조사한다.

‘스타트렉’ 시리즈는 1966년 시작된 TV 시리즈가 처음으로, 그간 6개 텔레비전 시리즈, 30개 시즌, 726편의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으며 영화로만 12편이 만들어진 방대한 양을 자랑한다. 자연스레 신규 팬이 유입되기 어려운 구조가 되기 십상이지만 ‘스타트렉 : 비욘드’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팬도 열광할 수 있으며, 신규 팬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영화로 만들어졌다. 커크 함장을 비롯한 스팍(재커리 퀸토), 우후라(조이 샐다나), 스코티(사이먼 페그), 술루(존 조), 본즈(칼 어번), 체코프(안톤 옐친) 등 다양한 캐릭터의 개성이 살아있으며, 캐릭터들은 저마다 명확한 당위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자연스레 영화의 결은 섬세해지고, 관객은 캐릭터들의 액션에 집중하고 유머에 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