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김정우, 조현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민 여러분께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시면 삼성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밝힘에 따라 미래전략실로 대표되는 삼성그룹의 의사결정구조가 달라질지 주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특위 1차 청문회에서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이 부회장 주변 참모들을 직언하는 쓴소리하는 사람들을 쓰고 미래전략실은 해체해야 한다. 아버님 약속을 실천하라"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기 적절한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여러 의원님들의 질타도 있으셨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 관해서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으신 것을 느꼈다"면서 "제가 저희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님께서 만드신 것이고, 회장께서 유지해오신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으시면 (삼성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미래전략실이 여야 의원들의 타깃이 된 건 정유라 말 지원 등의 일을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이 직접 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래전략실의 존재 의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은 삼성전자 내에 만들어진 회장 직속기구다. 1989년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지시로 삼성물산 비서실로 출발해 이건희 회장 시절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변경했고, 다시 몇 년 후 전략기획실로 다시 명칭이 바뀌었다.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자 해체했다. 그 뒤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다시 이름을 미래전략실로 바꾸었다.
현재 이 가운데 임원이 절반 가량으로 대부분이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전자 대표인 최지성 부회장(미래전략실 실장)이 5년째 미래전략실의 실질적 수장이고 그 아래로 장충기 사장(미래전략실 차장)이 있다.
김종중 사장(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정현호 사장(인사지원팀장), 성열우 사장(법무팀장), 이준 부사장(커뮤니케이션 팀장), 박학규 부사장(경영진단팀장), 이수형 부사장(기획팀장)으로 이뤄져 사실상 삼성 전 계열사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나면서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이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에 불리한 리포트에 대해 불평 전화를 하고, 최순실에게 수백억원을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미래전략실 무용론'이 불거졌다.
최근 삼성전자가 글로벌 IT 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미래전략실의 수직적이고 일원화되어 있는 구조가 건전한 비판을 막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강화한다는 쓴소리가 나오며 조직구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