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독대 전 경쟁사인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를 반대하는 논리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 전국경제인연합회 및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국민일보의 보도가 나왔다. KT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사정 당국과 특검팀 등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설을 전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청와대 경제수석실에서 동시에 ‘대통령과 황 회장의 독대가 예정돼 있으니 준비하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는다. 전경련은 KT 측에 “건의사항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는 요청도 했다고 전해졌다.
KT는 청와대에 ‘SKT와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 달라’는 민원을 전달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합병반대 논리를 담은 30∼4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독대 전 전경련과 경제수석실에 동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대 과정에서도 황 회장과 박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청와대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5개월 뒤인 2016년 7월 공정위는 ‘유료방송 독과점 심화’라는 석연찮은 이유로 합병금지를 결정한 바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인사 민원을 통한 광고 몰아주기 등으로 ‘청와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이권을 챙겨준 KT가 최씨의 위세를 이용해 경쟁 사업체의 합병을 가로막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KT는 해명자료를 통해 "당사는 전경련으로부터 '건의사항이 있으면 제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또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반대하는 논리를 담은 30~40쪽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전경련과 청와대 경제수석실에 전달한 사실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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