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합, ‘합당 지연’ 뒤에 ‘김종인’ 있었다

한국-통합, ‘합당 지연’ 뒤에 ‘김종인’ 있었다

원유철, “호남 위해 합당 미뤘다”… 주호영, “교섭단체 독자구성 상당히 진척”

기사승인 2020-05-28 12:39:48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미래통합당과 자매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합당이 4·15 총선 후 44일 만에 하나로 합쳐졌다. 당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비례대표 의석확보가 어려워진 통합당이 합당을 전제로 한국당을 창당한 것을 고려하면 늦은 결합이다. 그리고 늦어진 배후에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28일 통합당과의 합당 선포식을 마친 직후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미래한국당의 X파일을 해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합당지연이 김 비대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4·15 총선 결과가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원 대표와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한국당 당선인 중 5명이 호남출신인 점을 언급하며 “통합당의 지역취약성이 호남인데 진정성을 가지고 호남으로 다가가는 역할을 당분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

이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전국정당으로 발전하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합당을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미래한국당의 정치적 자산을 잘 살펴보라”고 했다. 하지만 비대위원장 추대 후 임기문제 등으로 비대위원장 추대가 미뤄짐에 따라 한국당과 통합당의 합당도 함께 차일피일 미뤄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원 대표는 “21대 국회의 중심인 한국당과 통합당의 당선인들이 조기합당을 결의했고, 이를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이라며 “제가 기다렸던 것은 김 위원장의 말에 적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오직 통합당의 영남지역편중을 한국당을 통해 타파하고 수권정당으로의 면모를 갖추고 싶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합당과정에 대한 소회를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자신의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토로했다. 그는 합당선포식을 하루 앞둔 27일 늦은 오후 “가슴 졸이고, 냉가슴을 앓았습니다. ‘아 틀렸구나’ 절망하기도 했다”며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데 손을 대보니 엄청 어려운 숙제로 변해 있었다”고 답답했던 심정을 전했다.

나아가 “다 밝히기는 어렵지만, 미래한국당의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 작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었다. 미래한국당이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이 돼야한다는 여론전이 거세게 펼쳐졌었다”며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가 한선교 의원을 한국당 대표로 파견하며 “5월말 이전에는 반드시 통합당으로 돌려보내라”며 다짐받은 말의 이행이 어려웠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합당이 이뤄진 점을 두고 주 원내대표는 “‘보수가 궤멸했으니,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따로 독립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말한 엉터리 예언가들이 많았지만 병력은 집중해서 운영하고, 기동성을 살려야한다”면서 “당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격려와 지원으로 통합이 성사됐다. 하나 된 당은 앞으로 신속하고 힘 있게, 민생현안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은 양당 수임기구가 오는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합당 신고를 함으로 완전한 단일대오 구성을 완료하게 된다. 다만 자유한국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아울러 합당 후 당분간은 당명도 지금의 ‘미래통합당’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논의가 끝났다. 그러나 비대위에서 추후 별도의 당명 변경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통합 통합당은 현재의 당명을 유지하며 지역구 84석과 비례대표 19석을 합친 103석을 확보해 21대 국회를 시작하게 됐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