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리남]은 기존 [법안+리드(읽다)+남자]의 줄임말로 법안에 대해 쉽게 풀어낸 새로운 코너입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21대 국회의원들의 법안들을 편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0.7명’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한국의 합계출산율 하락 폭이 심각한 수준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자녀 양육기간 중 소득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일명 ‘정년연장법’이 나왔다.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자녀 수 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혼인과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자녀양육 기간의 충분한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자녀가 1명인 근로자는 61세, 2명인 근로자는 62세, 3명 이상인 근로자는 63세로 정년의 하한 연령을 조정하여 근로자의 생애주기에서 자녀 양육기간에 해당하는 기간 중 소득단절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 의원이 이같이 특단의 대책을 낸 배경으로는 현행법이 저출산을 대비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연령을 이유로 하는 고용차별을 금지하고 근로자가 경제 활동이 필요한 기간을 근속할 수 있도록 정년의 하한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정년의 하한은 60세로, 정년을 60세보다 낮게 규정한 취업규칙 등은 현행법을 위반하여 효력이 없다.
하지만 혼인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등 현실을 고려할 때 자녀가 있는 근로자에게 기존의 정년 하한 연령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정년퇴직으로 인한 미성년 자녀 부양 중 소득 단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의 평균초혼연령 통계에 따르면 1990년 기준 초혼 연령은 남성이 27.79세, 여성이 24.7세였으나 2021년에는 각각 33.35세와 31.08세로 높아졌다. 또 OECD의 '2022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평균 초산 연령도 2020년 기준 32.3세로, 1993년(26.2세) 보다 6.1세 상승했다. 혼인시기 남녀의 연령 차이를 고려하면 남성의 경우 34.57세가 되어서야 첫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첫 아이 조차 대학을 졸업시키기 어려워지자 다자녀 출산이 근본적으로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자녀 가구에 대한 정년 연장 법안이 발의되면서 정치권도 본격적으로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게 될 전망이다. 김 의원은 12일 쿠키뉴스에 “적어도 아이를 낳고 싶으나 정년문제 등으로 못 낳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법안은 우선 아이당 1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하였으나, 법안심사과정에서는 다자녀에게 보다 많은 인센티브를, 더 많은 정년 연장을 하여주는 방향으로 발전적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