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김 도매가격이 1년 만에 80% 솟구치며 월평균 1만원을 처음 넘어섰다. 김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김 수출 수요가 늘고 재고가 평년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인 4월 김밥용 김(중품)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당 1만89원으로 지난해 동기(5603원)보다 80.1% 상승했다.
김밥용 김 월 평균 도매가격은 2022년만 해도 5000원을 밑돌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 5000원을 돌파했고 같은해 9월 6000원대까지 올랐다.
올해도 1월 6649원에서 3월 9893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4월에는 역대 최초로 1만원의 장벽도 허물었다.
이달에도 김 도매가격은 지난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수산업관측센터는 김 도매가격이 올해 12월까지는 1만∼1만1000원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른김 원료인 물김의 산지 위판가격은 지난달 평균 kg당 2362원으로 1년 전(980원)보다 141% 증가했다. 김 재고량은 지난달 기준 4900만 속으로 1년 전보다 25% 적은 수준이고 평년보다는 37% 적다.
다만 김 생산량은 오히려 늘었다. 2024년산 김 생산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1억4940만 속으로 전년 동기보다 6.3% 증가했다.
대부분 지역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김 생산이 끝났고 이달에는 완도와 진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김 수출량은 1007만 속으로 전달보다 3.1% 늘었고, 지난해보다 2.5% 많았다.
태국, 일본, 미국, 러시아, 대만으로 수출한 물량은 지난해보다 늘었지만, 중국 물량은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태국 수출량이 392만 속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126만 속), 미국(121만 속), 러시아(121만 속) 순이었다.
지난달 김 수출 금액은 수출 단가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47% 늘어난 1억117만 달러(약 1500억원)였다. 제품 종류별 수출량을 보면 마른김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슷한 675만 속이었고 조미김은 330만 속으로 10% 많았다.
마른김 수출단가는 지난해 대비 72% 상승한 속당 7.0달러였다. 조미김 수출단가는 16.2달러로 19% 올랐다.
한편, 김 가격이 계속오르며 대표식품인 김밥 물가도 상승하고 있다. 김밥 프랜차이즈인 바르다김선생은 지난달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해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 가격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랐다.
서울의 한 김밥전문점 자영업자는 “김밥은 저렴한 외식으로 대표되는데, 가격을 올리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길까봐 걱정”이라면서도 “다른 것들도 오르는데 김 가격까지 너무 올라 가격을 올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가격 불안에 따라 이달 마른김과 조미김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적용할 방침이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