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이하 복지위)가 5개 정당으로 꾸려지며 향후 보건복지정책 기조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정부가 야당의 반대에도 추진 중인 정책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새누리당을 탈당하는 의원들로 인한 것이다. 현재까지 복지위에서는 박인숙 의원만이 탈당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재 결과가 나올 쯤에는 추가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복지위는 재적의원 22명 중 더불어민주당이 9명으로 단독 1당이 됐다. 지난해만 해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원수가 9명으로 동수였지만 박인숙 의원(재선, 서울송파구갑)이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8명으로 줄었다.
복지위의 정당별 현황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9명, 새누리당 8명, 국민의당 3명, 바른정당 1명, 정의당 1명으로 변화된 것이다. 지난해는 새누리당 9명, 더불어민주당 9명, 국민의당 3명, 정의당 1명이었다.
변화의 중심에는 박인숙 의원이 있다. 박 의원의 탈당은 새누리당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에 있어 빈공간이 클 것으로 보인다. 재선의 박 의원은 의사출신으로 여당의 보건의료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또 박 의원 탈당으로 새누리당의 보건의료 전문가는 모두 정치 신인이자 비례대표로 정치적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 두명의 의원 모두 약사여서 다른 직능에 대한 이해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내홍으로 국회 전반이 야당 강세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복지위에도 영향을 미쳐 원격의료 등 야당이 의료산업화(영리화)라 주장하며 반대해 온 정책은 상임위인 복지위 통과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개편을 앞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도 야당의 주장이 더 많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여야 이견이 큰 사안의 해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보통 상임위에서는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에 대해 간사간 합의를 통해 대부분 해결책을 모색해왔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간사간 합의로 난제를 해결해왔으나 사실상 야당이 밀리는 분위기였다. 반면 20대 국회에서는 국민의당이 약진하며 3당 간사간 합의로 난제를 풀어왔다.
하지만 박인숙 의원의 탈당으로 간사는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새누리당 김상훈 의원,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 바른정당 박인숙 의원 등 4명으로 늘어나 사실상 소위원회 수준으로 구성됐다. 박 의원이, 바른정당이 보건복지 현안에 대해 새누리당과 어떤 기조를 보이느냐에 따라 정책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복지위는 오늘(20일) 전체회의를 열고 간사선임 및 2016년도 국정감사결과보고서 채택, 법안 의결 등을 진행한다.
“국민 건강과 복지향상을 위해서는 여야 이견이 있을 수 없다” 18대인가, 19대인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여야가 갈등으로 민생해결에 나서지 않자 참석한 위원이 말이다.
정말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여야가 이견으로 싸우는 것은 상관없지만 국민 건강과 복지 향상이라는 큰 그림에서는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20대 국회는 이제 시작이다. 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위원회가 됐으면 하고 기대해본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