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쿠키뉴스] 강은혜 기자 =강원 강릉시 내곡동에 건설 중인 신규 아파트 시공사와 인근 주민들이 비산먼지와 소음 발생으로 인한 보상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공사 현장과 인접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내곡동 5통1반·관동1차·관동2차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건설사 측이 주민 협의 없는 일방적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 29일부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에 들어갔다.
대책위에 따르면 토목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초 공사 현장에는 안전 펜스 등의 장치가 없어 사고에 대한 주민 우려가 컸고, 이에 민원을 넣자 그제야 펜스를 설치했지만 그마저도 비산먼지나 소음을 막기에는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30일 오전 기자가 공사 현장 앞 아파트를 찾아 확인해본 결과 베란다에서 공사 현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가까워 일부 소음이 느껴졌다.
이 아파트 주민 A씨는 "소음도 문제지만 강풍이 불면 황사처럼 누런 먼지가 베란다로 들어와 환기를 할 수 없을 정도"라며 "게다가 베란다 앞에서 현장 사람들이 다니는 게 훤히 보이니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이 염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암반 발파로 인한 균열 등 사후 부작용이다.
김종수 대책위원장은 "주민들은 발파 작업에 대해 한결같이 반대해왔지만 그럼에도 지난 29일 졸속으로 시험 발파를 진행했다"며 "발파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만 우려되는 게 아니라 발파 후 잔돌을 깨며 생길 소음도 큰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또 "벌써 4개월간 대책 마련과 보상 등에 대한 대화를 요구했지만 명확한 대답이 없는 상태"라며 "공사가 1년 이상 남은 상황인데 더 이상의 소음과 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는 참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시행사 측은 대책위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4개월간 대화가 결렬됐다는 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공사를 처음 시작했던 단계부터 주민과 꾸준히 대화를 해왔지만 그간 주민 대표가 여러 차례 바뀌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며 "앞으로도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암반 발파에 대해서도 "2주 전부터 주민 설명회를 통해 발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발파 전 경찰에 미리 신고한 것은 물론 7번의 시험 발파 중 2번은 주민 대표 입회하에 진행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보상에 대해서는 "대책위가 제시한 금액이 객관적 근거가 없어 합의하지 못한 것일 뿐 보상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며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을 통한 객관화된 금액을 산정하면 추후 보상할 계획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대책위는 30일 늦은 오후 시공사 간부 등 관계자를 만나 재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뾰족한 대책 마련이 없을 경우 다음 달 28일까지 집회 등 강한 대응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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