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라프로젝트 강조한 이창용…“한국, 중요한 역할 할 것”

아고라프로젝트 강조한 이창용…“한국, 중요한 역할 할 것”

기사승인 2024-05-03 11:32: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아고라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총재는 2일(현지 시간) 오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핀테크 발전 방향과 관련한 세미나에 참석해 아고라 프로젝트의 목표와 참여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총재는 “아고라 프로젝트는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상당한 규제적 조화를 필요로 한다”면서도 “CBDC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익이 국경 간 거래다. 국경 간 규제를 조화시키는 측면에서, 한국이 비기축통화국의 관점을 보여주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고라 프로젝트는 한국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국제금융협회(IIF), 기축통화국(미국·영국·일본·프랑스·스위스)·멕시코의 중앙은행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프로젝트다. 토큰화된 예금과 기관용 중앙은행 화폐를 활용해 통화시스템의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는 취지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일 아고라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밝히며 “글로벌 금융인프라를 만드는 새로운 스탠다드 설정 작업에 한국이 처음부터 참여하게 되었다는 점, 한국의 민간 기관이 신규 사업영역을 발굴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해외송금 등 국가 간 지급결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고라 프로젝트로 국가 간 지급 결제 규제 문제를 해결하면 송금 수수료도 낮아지고 즉각적인 국제 송금이 가능해진다. 현대 해외송금은 나라마다 법이나 규제, 기술, 시간대 등이 달라 속도가 느리고 비용도 많이 든다. 아고라 프로젝트를 통해 거래의 투명성도 개선돼 자금의 거래 경로를 파악하기 쉬워진다.

이날 이 총재는 토론회에서 “예금토큰은 규제받는 은행에 의해 발행되는 스테이블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금토큰의 원천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기관용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이기 때문에 2계층 통화 시스템(중앙은행·상업은행 이중 구조)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은행도 플랫폼에 참여하도록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등 실물 화폐와 그 가치를 연동시켜 놓은 코인을 뜻한다. 해외에서는 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꾼 후 다른 코인을 구매하는 식으로 주로 쓰인다. 법정화폐에 비해 송금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가 낮은 것이 장점이다. 테더의 USDT, 써클의 USDC 등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페이팔과 리플 등도 스테이블코인을 출시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각국의 통화 주권을 위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스테이블 코인이 확산되면 화폐의 단일성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고, 화폐 주조차익과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57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이창용 총재는 3일 ‘제24차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한일중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과 역내 경제 동향과 금융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같은 날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선 최근 금융·경제 상황과 주요 위험 요인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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