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인의 일본 여행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의 제주도 여행객이 하락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엔화 가치 하락과 항공편 증가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14일 업계는 설명한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국제선 여행객 수는 총 2514만명으로, 개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9.7%,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33.3% 증가한 것이다.
반면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 숫자는 하락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1187만6303명으로, 전년 1268만1999명에 비해 6.4%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내국인 20만2600여명, 외국인 2만2900여명 등 모두 22만5500여명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16.8%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 기간의 24만8600여명에 비해 18.5%나 급감했다.
지난해 ‘비계 삼겹살 논란’ 등 여행객 사이에서 제주도 물가가 심하게 비싸다는 인식이 굳어졌고, 계엄 등 정국 불안정화로 방문객 감소가 심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갈 돈이면 일본이나 인근 동남아 휴양지를 방문한다는 말이 있다”며 “이런 인식을 타개할만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본 여행의 급증은 엔화 가치 하락(엔저)과 항공사들의 적극적인 항공편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엔저로 인해 일본 여행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한국인 여행객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일본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소도시로 향하는 여행객의 수요도 급증했다는 것이다.
모두투어 1월 출발 예약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예약 중 일본의 비중은 21%로 25%의 베트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4인 이상 소규모 단독 패키지와 소도시 상품의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0%, 75% 증가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도쿄나 후쿠오카, 오사카 등 주요 도시 외에도 지방 소도시만의 장점을 살린 여행지 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일본 ‘N차’ 방문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시 찾을만한 매력이 있는 관광지가 되는 것이 필수”라며 “현 상황으로는 제주도가 관광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 개선이나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제주는 수학여행단을 유치해 관광 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날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는 올해부터 수학여행단 안전요원 고용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