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1분기 실적 최고치 찍나…정체된 여신에 ‘비이자이익’ 노린다

카뱅 1분기 실적 최고치 찍나…정체된 여신에 ‘비이자이익’ 노린다

카뱅 1분기 순익 전망치 1281억…전년 대비 15.24%↑

기사승인 2025-04-29 11:00:04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분기 기준 최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여신 확장에 제약이 따르는 가운데 비이자이익 확대로 실적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익 전망치는 128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112억원)보다 15.24% 늘어난 수치로 카카오뱅크 1분기 순익 중에서는 최고치다. 순익 전망치가 실현되면 카카오뱅크는 부산은행(856억원), 경남은행(694억원), 광주은행(670억원), 전북은행(515억원) 등 지방은행 1분기 실적을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하게 된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실적은 수신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비이자이익이 끌고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모임통장 등 차별화된 수신 상품을 바탕으로 총수신이 전 분기 대비 약 5%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량으로 확보한 저원가성 예금을 기반으로 MMF 등 유가증권을 운용하며 투자금융자산 수익을 확보할 전망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투자금융자산은 5307억원을 달성하며 비이자이익 전반을 견인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MMF 상품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투자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투자금융자산 이외 수수료 수익 및 플랫폼 수익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2024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비이자수익의 비중은 전년 말 27.1%에서 올해 30%까지 성장했다”며 “대출 비교 서비스와 광고 수익은 2025년 40%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적극적 확장이 어려운 여신을 비이자이익 다각화로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2022년 이후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했던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최근 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주담대 잔액은 12조7000억원으로 2023년 4분기(9조1000억원)보다 약 4조 가량 늘었다. 다만 주담대 출시 초기인 2023년 1분기(2조4000억원)~2분기(5조5000억) 사이 3조1000억원 증가한 것과는 대비된다. 이에 카카오뱅크 원화대출 성장률은 2023년 38.7%에서 지난해 11.7%로 크게 낮아졌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성장률을 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하려는 당국 기조에 발맞춰 가계 대출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고객 활동성과 수신 확대를 기반으로 수수료 및 플랫폼 비즈니스나 투자금융자산 운용 등 균형 잡힌 비이자이익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가계 대출에 한정됐던 대출 포트폴리오도 개인사업자 담보대출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면서 “다만 개인사업자 대출은 리스크가 높은 만큼 천천히 규모를 늘리며 연체율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연체율은 여전히 인터넷은행의 걸림돌이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52%로 여타 인뱅 대비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다만 0.2~0.3%대인 시중은행보다는 두 배가량 높다. 인뱅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의 목표치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연체 리스크가 크다. 특히 올해부터는 신규취급액 기준 30% 이상을 중·저신용자 대출로 채워야 한다는 기준이 추가되면서 연체율 관리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기존에는 평균잔액 기준 30% 이상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만 달성하면 됐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잔액 기준 30% 규제만 있었기 때문에 건전성이 악화하더라도 신규 취급을 조절하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신규 취급액 기준도 충족해야 해 건전성 관리가 훨씬 어려워졌다”며 “고신용자 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처럼 안정적인 자산을 늘릴 수도 없어 건전성 관리와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다인 기자
daink@kukinews.com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