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어보’ 귀양 간 조선시대 이단아의 현지 적응법
이준범 기자 = 바닷가에 쪼그려 앉아있던 죄인이 묻는다. 이 생물이 무엇이냐고. 어부가 그건 알아서 뭐하냐고 되묻는다. 이번엔 ‘대학’을 해석하던 어부가 거꾸로 묻는다. 이 구절의 의미가 뭐냐고. 죄인은 말한다. 내가 글을 알려줄 테니, 넌 바다생물을 알려달라고. ‘자산어보’는 천주교를 믿은 죄로 흑산도까지 귀양 간 정약용(류승룡)의 형 정약전(설경구)이 섬에서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반역죄를 뒤집어쓴 흉악한 죄인이지만 섬사람들은 그저 손님을 맞듯 그를 대한다. 백성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책을 집... [이준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