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커지고, PC·노트북 작아지고…태블릿 경계 무너진다

스마트폰 커지고, PC·노트북 작아지고…태블릿 경계 무너진다

기사승인 2016-08-20 05:00:00

휴대폰은 커지고, 노트북과 PC는 작아지면서 태블릿과 결합하며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휴대폰은 태블릿과 합쳐져 커지는 패블릿(폰과 태블릿의 합성어)으로 진화 중이고, 노트북 PC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과 노트북을 결합한 투인원(two in one)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데스크탑도 점차 슬림해져 모니터 하나에 모든 기능을 망라하는 올인원(all in one) PC도 곧 보편화될 전망이다.  

18일 시장조사보고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6850만대로 2014년(1억9200만대)보다 12.2% 감소했다. 태블릿 출하량이 두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으면서 태블릿 PC구매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5.5인치, 6인치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간 경계가 모호해진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올 한 해 태블릿 PC 판매량이 2억3300만 대로 지난해보다 8% 가량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태블릿 판매량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왔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하나로 합친 투인원 PC의 등장도 태블릿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화웨이 등이 출시한 투인원 PC는 화면과 키보드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또 스타일러스 펜을 적용해 태블릿이 가진 장점을 흡수했다. 이 펜으로 태블릿에서 가능했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투인원 ‘서피스 프로4’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서피스 펜으로 메모 기능을 지원한다. 이 펜으로 작동하는 어플리케이션이나 프로그램에 주석을 달 수도 있다. 맥북에어와 아이패드에 정면 승부를 신청한 이 제품은 최근 들어 투인원 PC가 각광 받으면서 시장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자극받아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중순 360도 회전이 되는 '삼성 노트북9 스핀'을, 레노버는 5월 중순 '요가 900s'를 출시하며 투인원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 노트북9 스핀은 고감도 터치 스크린에 100% 알루미늄 바디를 적용하면서도 1.3kg의 무게와 14.9mm 두께로 슬림함을 강조했다. 화웨이의 요가900s는 두께 12.8mm, 무게 999g에 불과해 레노버가 선보인 제품 중 가장 슬림하고 가볍다. 

화웨이도 최근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윈도10을 탑재하고 키보드와 스타일러스 펜인 메이트펜을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 PC 메이트북을 국내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알루미늄 소재에 12인치 IPS 멀티스크린을 장착해 두께 6.9㎜, 무게 640g의 초경량 바디에 가격대는 80만원대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지향하고 있다. 

혹자는 투인원 제품이 용량과 배터리 수명의 부족, 배터리 발열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저가기도 한다. 노트북처럼 오랫동안 작업을 견딜 만큼 실용적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업무 환경이 날로 스마트해지고 점차 태블릿과 탈부착식 키보드에 대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두 개의 기능을 하나로 합치려는 니즈는 더욱 높아질 듯하다. 

투인원 PC의 공세에 맞서 노트북은 점점 더 경량화하고 있다. 삼성과 LG는 15인치 노트북을 1kg 이하로 줄인 초경량 슬림 노트북을 출시하는 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하순 15.6인치의 크기에도 980g의 무게를 유지하도록 개발한 '그램15'을 내놓았다. 삼성도 13.3인치에 840g인 '노트북9 메탈'을 출시하고 가벼움으로 승부하고 있다. 

기존 PC는 거추장스러운 본체를 모니터 안으로 결합한 올인원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니터 하나로 모든 PC 기능을 합친 것이다. 이 분야의 대명사는 애플의 아이맥 시리즈다. 지난해 4K급 영상을 지원하는 고화질 레티나 액정화면을 탑재하고 그래픽 성능도 높였다. 여기에 배터리를 탑재해 무선으로 사용가능한 매직 키보드 신제품도 함께 출시했다.

아이맥을 벤치마킹한 올인원 PC가 속속 나오고 있다. HP가 지난해 신제품으로 내놓은 ‘HP 파빌리온 올인원 PC’는 애플 아이맥을 겨냥해 만든 제품이다. 인텔 코어 i3, i5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뱅앤올룹슨의 듀얼스피커도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서피스 브랜드 라인업의 하나로 올인원 PC를 준비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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