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커지고, 노트북과 PC는 작아지면서 태블릿과 결합하며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휴대폰은 태블릿과 합쳐져 커지는 패블릿(폰과 태블릿의 합성어)으로 진화 중이고, 노트북 PC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과 노트북을 결합한 투인원(two in one)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데스크탑도 점차 슬림해져 모니터 하나에 모든 기능을 망라하는 올인원(all in one) PC도 곧 보편화될 전망이다.
18일 시장조사보고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6850만대로 2014년(1억9200만대)보다 12.2% 감소했다. 태블릿 출하량이 두자릿수로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렌드포스는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으면서 태블릿 PC구매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5.5인치, 6인치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간 경계가 모호해진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올 한 해 태블릿 PC 판매량이 2억3300만 대로 지난해보다 8% 가량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태블릿 판매량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해왔다.
노트북과 태블릿을 하나로 합친 투인원 PC의 등장도 태블릿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레노버, 화웨이 등이 출시한 투인원 PC는 화면과 키보드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또 스타일러스 펜을 적용해 태블릿이 가진 장점을 흡수했다. 이 펜으로 태블릿에서 가능했던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11월 출시한 투인원 ‘서피스 프로4’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서피스 펜으로 메모 기능을 지원한다. 이 펜으로 작동하는 어플리케이션이나 프로그램에 주석을 달 수도 있다. 맥북에어와 아이패드에 정면 승부를 신청한 이 제품은 최근 들어 투인원 PC가 각광 받으면서 시장에서 반향을 얻고 있다.
여기에 자극받아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중순 360도 회전이 되는 '삼성 노트북9 스핀'을, 레노버는 5월 중순 '요가 900s'를 출시하며 투인원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 노트북9 스핀은 고감도 터치 스크린에 100% 알루미늄 바디를 적용하면서도 1.3kg의 무게와 14.9mm 두께로 슬림함을 강조했다. 화웨이의 요가900s는 두께 12.8mm, 무게 999g에 불과해 레노버가 선보인 제품 중 가장 슬림하고 가볍다.
화웨이도 최근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윈도10을 탑재하고 키보드와 스타일러스 펜인 메이트펜을 사용할 수 있는 투인원 PC 메이트북을 국내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알루미늄 소재에 12인치 IPS 멀티스크린을 장착해 두께 6.9㎜, 무게 640g의 초경량 바디에 가격대는 80만원대로 프리미엄 제품군을 지향하고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