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4년 전부터 2차에 걸쳐 지속된 한국과 미국의 세탁기 덤핑 분쟁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최종적으로 한국 손을 들어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WTO 상소기구가 7일 오후 4시(현지시간) 2012년 한국산 세탁기를 대상으로 미국이 부과한 9∼13%의 반덤핑 관세가 제로잉을 금지한 반덤핑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한 1차 패널 판단이 옳다며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뒤 한국산 가전제품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자 미국 정부는 삼성·LG·대우전자 등 한국 가전업체의 세탁기에 덤핑 판정을 내렸다. 이후 각각 9.29%·13.02%·82.41%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세탁기 미국 수출이 많이 감소했고, 한국 정부는 이런 조치가 부당하다며 미국 정부를 WTO에 제소했다.
WTO는 미국 정부가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 새로 적용한 덤핑마진 산정 방식이 문제가 있다고 결론내렸다. 덤핑마진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낮은 경우와 높은 경우를 모두 반영해 양쪽을 상쇄한 결과로 산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당시 미국은 수출가격이 내수가격보다 높은 경우를 제외하고 낮은 경우만을 적용해 덤핑마진을 계산하는 방식(제로잉)을 적용했다. WTO 반덤핑협정 2.4.2는 덤핑마진을 계산할 때 가중평균 정상가격과 모든 수출거래가격을 참고하게 돼 있다.
이번 발표로 사실상 미국이 쓰는 제로잉 방식이 통하지 않게 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 업체로서는 앞으로 덤핑규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미국 가정용 세탁기 점유율을 살펴보면 월풀 19.7%에 이어 LG 15.5%, 삼성 15.0%, 메이택 14.0%, GE 12.4% 등 한국 가전업체의 비중이 월등히 높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민관이 공동으로 대응해 승소를 이끌어 내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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