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장기 미제로 남은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을 재조명한다.
오는 22일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라진 손목, 잘려진 손톱-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이란 부제로, 지난 2014년 방송됐던 영동 여고생 살인사건의 후속 방송을 내보낸다.
제작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3월, 충북 영동군의 한 신축 공사장 지하창고에서 변사체가 발견됐다. 시멘트 포대에 덮인 채 발견된 시신의 신원은 공사장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정소윤 양이었다. 전날 저녁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행방이 묘연했던 정 양이 하루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것이다. 발견된 정 양의 시신은 양 손목이 절단되어 있었다.
절단된 양손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고, 시신 발견 다음 날 인근 하천에서 발견됐다. 그리고 발견된 정 양의 손은 손톱이 짧게 깎여있었다. 정 양은 손톱 꾸미는 걸 좋아해 늘 손톱을 길게 길렀다고 하는데, 범인이 정 양의 손목을 절단한 이유는 무엇이며 손톱이 짧게 깎여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경찰은 공사현장 인부와 학교 친구 등 57명에 달하는 관련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사건 초기, 최초 시신 발견자인 공사장 작업반장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그러나 그는 살인과 관련된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고, 결국 이 사건은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장기미제로 남아 있다.
공소시효를 1년여 앞둔 지난 2014년 12월 13일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라진 손목, 영동 여고생 살인 미스터리’(966회)를 통해 이 사건을 알린 바 있다. 당시 방송을 통해 간절히 제보를 요청했던 제작진에게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 날, 자신이 정소윤 양과 범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목격한 것 같다는 무척이나 조심스러운 내용이었다. 몇 번의 설득 끝에 만난 제보자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신이 사건 현장 부근에서 마주한 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가 공사장 옆 가게에서 일하던 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고, 가게에서 나온 여성이 그 남자와 함께 걸어가는 것까지 목격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건의 범인이 공사현장이 익숙한 인물, 즉 공사장 관계자일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사건 당시 부검의는 “거기(공사장 지하 창고)를 전혀 모르는 외지(외부)의 사람이 들어간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적어도 거기에 와서 뭔가 한번 해본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한 프로파일러도 “이 사건의 범인은 당시에 공사를 했었던 인부들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당시에 완벽하게 이 공사장 인부들에 대한 조사를 다 했느냐? 그렇지 않은 부분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 된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당시 수사기록을 어렵게 입수해 원점에서부터 검토하던 중 현장 인부들 가운데 어떠한 조사도 받지 않고 사라진 인부가 한 명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건 당일, 눈을 다쳐 고향으로 간다며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는 목수 김 씨였다. 수사 기록지에는 그의 이름 외에는 어떤 정보도 기록되지 않았다. 제작진은 경찰이 사건 당일 저녁 사라진 김 씨에 대한 조사를 누락한 이유에 관해 의문을 갖는다.
제작진은 이름과 고향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김 씨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 끝에 어렵사리 김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11시10분 방송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