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결산] 올해 게임 업계를 뒤돌아보며

[2019 결산] 올해 게임 업계를 뒤돌아보며

기사승인 2019-12-20 05:00:00

게임 업계에게 2019년은 다산다난했던 한 해였다. 넥슨 매각설에 이어 세계보건기구 게임 이용 장애 질병 분류, e스포츠 선수 불공정 계약 등 그늘도 있었지만 차세대 콘솔 기기 발표, 클라우드 게임의 등장,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 발표 등 밝은 면도 있었다. 쿠키뉴스가 2020년을 앞두고 올해 있었던 게임 업계 주요 이슈를 정리해 봤다.

넥슨 매각설 

지난 1월 김정주 넥슨 대표가 넥슨 지주사 NXC 지분 전량(96.84%)을 매각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업계와 시장이 술렁였다. 김정주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다"며 "넥슨을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되는 여러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넥슨이 '해외 매각'을 염두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고 유력 인수 대상자로 중국의 텐센트, 미국 일렉트로닉 아츠, 디즈니 등 자본력이 있는 대형 해외사들이 언급됐다. 

하지만 10조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을 두고 협상을 벌이던 넥슨은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지난 6월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넥슨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 진행중인 프로젝트 검토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넥슨 측은 "향후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동시에 핵심 프로젝트에는 지원을 대폭 강화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APEX 레전드' 새로운 배틀로얄 게임의 등장

지난 2월 배틀로얄 슈팅 게임 신작 ‘에이펙스 레전드’는 출시와 동시에 터줏대감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를 위협했다. 

EA(일렉트로닉아츠)가 리스폰 엔터테인먼트의 ‘에이펙스 레전드’를 사전 광고 없이 ‘깜짝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1주 만에 누적 사용자 2500만 명, 동시접속자 200만 명을 돌파하며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가 세운 기록을 뛰어넘었다. 

에이펙스 레전드는 캐릭터의 고유 스킬을 이용한 전술적 전투, '부활 비콘'을 이용한 플레이어 부활,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음성 대화 없이도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는 '핑' 시스템이 유저들에게 각광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해외 외신은 "에이펙스 레전드의 핑 시스템은 팀 슈터 장르의 업계 표준이 돼야 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구글 스타디아', 클라우드 게임의 등장

지난 3월 구글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구글 스타디아'를 공개했다. 이어 지난 11월 미국 등 14개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게임 플랫폼 신호탄을 터트렸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란 이용자가 매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서버에 설치된 게임을 다운로드 없이 원격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특히 일정 인터넷 속도만 보장된다면 기기의 사양과 상관없이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각각 '플레이스테이션 나우'와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통해 플랫폼의 경계가 없어지고 게임 타이틀을 일일히 구입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2020년에는 게임의 접근성과 범용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오토체스의 등장

중국 개발사 드로도 스튜디오가 '오토체스'를 개발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오토체스는 초기 '도타2'의 이용자 모드로 처음 등장했다. 이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지난 4월 드로도 스튜디오는 스탠드얼론으로 다시 개발해 출시했다. 

오토체스는 영웅 캐릭터들을 활용해 체스보드에서 전투를 벌이는 턴제 전략 게임 형태다. 실제 체스와 무관하기 때문에 기존 방식을 모르는 초심자들도 게임을 시작하는데 지장이 없다. 진행 방식은 무작위로 등장하는 영웅을 조합해 자신만의 팀을 구성해 배치하면 자동 전투를 통해 상대와 대결을 하게 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완성된 패를 목표로 끊임없이 패와 다양한 전략을 노리고 상대방이 버린 패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점 등이 마치 카드 게임 방식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전략적 팀 전투(TFT)'와 같은 후발주자도 탄생했다. 라이엇은 지난 6월 '리그오브레전드(LoL)'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해 TFT를 출시하면서 유저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냈다. 오토체스와 룰이 비슷하지만 좀 더 간편화 시킨 것이 특징이다. TFT가 출시되면서 LoL의 피시방 점유율은 36%에서 40%까지 증가했으며 지난 6일 'LoL 올스타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장애'를 질병코드로 지정하면서 게임 업계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게임장애가 질병코드로 정식 등재되면서 각국 보건당국은 2022년부터 질병 관련 보건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게 되며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배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국내 정부 기관, 주요 대학, 시민 단체 등은 게임질병 코드 도입에 대해 찬반 논쟁을 펼쳤다. 특히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협회·단체 56개와 경희대·중앙대 등 대학 관련 학과 33개는 게임질병 코드 반대를 위해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해 반대 운동을 본격화 하기도 했다. 

공대위는 "게임은 소중한 문화이며 4차 산업혁명을 여는 창임에도 불구하고 현대판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정부가 사회적인 합의 없이 한국표준질병분류(KCD) 개정·도입을 강행할 시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3 2019' 기다려오던 콘솔 게임 명작 출시 발표

지난 6월 미국에서 열린 'E3 2019'에선 게이머들이 기다려온 대작 콘솔 게임들이 대거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먼저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7: 리메이크'가 내년 3월 3일에 출시된다. 1997년 원작 출시 이후 22년만이다. 원작은 1100만 장 이상을 판매한 밀리언 셀러며 수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리메이크작은 완전히 새로운 그래픽으로 향상됐으며 게임 플레이 방식 또한 턴제에서 실시간 액션으로 바뀌었다. 

다음으로 '위처'시리즈를 개발한 CD 프로젝트 레드의 최신작 '사이버펑크: 2077'이 내년 4월 16일에 발매된다. 사이버펑크 세계관이 배경으로 플레이어는 가상 도시 ‘나이트 시티’에서 주인공 ‘V’로 게임을 풀어나간다. 게임 장르는 액션 RPG와 FPS를 혼합한 오픈월드 RPG다.사이버펑크: 2077의 중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조력자 '조니 실버핸드' 역을 키아누 리브스가 맡아 더욱 화제가 됐다. 

지난 9월에는 '라스트 오브 어스2'의 출시일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라스트 오브 어스 2'는 2013년 최다 GotY(올해의 게임)을 수상한 전작 라스트 오브 어스의 후속작으로 총 249개의 상을 휩쓸었다. 라스트 오브 어스는 게임 전문 리뷰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비평가 점수 100점 만점에 95점, 유저 평점 10점 만점에 9.1점을 기록한 바도 있다. 

PS5, 엑스박스 시리즈 X 차세대 콘솔 기종 발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6월 'E3 2019'에서 '엑스박스'의 차기 기종인 '프로젝트 스칼렛'을 2020년 말에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지난 13일 '더게임어워드 2019'에서 프로젝트 스칼렛의 공식 명칭인 '엑스박스 시리즈 X'와 디자인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소니 또한 지난 10월 '플레이스테이션4'의 후속 기종인 '플레이스테이션5'를 2020년 말에 출시할 것이라고 공개해 게임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즉 내년부터 2013년부터 이어온 8세대 게임기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다.    

게임기의 세대교체로 하드웨어 성능이 대폭 증가하는 만큼 게임의 퀄리티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스칼렛과 PS5 모두 차세대 SSD 내장 하드가 장착될 예정이며 8K의 해상도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기기 모두 하위 기종 게임들의 호환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기종의 성능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공개되는 내년에 차차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게임 개발사들 또한 차세대 게임기와 호환되는 신작 게임에 대한 정보를 내년에 대거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리자드 홍콩 시위 지지 프로게이머 처벌과 블리지컨 2019

지난 10월 블리자드는 '하스스톤 마스터즈'에 출전한 홍콩 출신 프로게이머 '블리츠정' 쩡 응 와이가 인터뷰에서 홍콩 시위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려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블리자드는 '공공을 불쾌하게 하고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했다'는 사유로 블리츠정에게 상금 회수 및 출전 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를 내렸기 때문에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더욱 반발을 샀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지난 10월 제이 알렌 브랙 블리자드 CEO는 사과문과 함께 블리츠정의 징계 수위를 출전 정지 6개월, 상금 몰수 철회로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은 블리자드의 사과에 차가운 반응을 보였으며 이미지에 크게 타격을 받았다.             

이에 블리자드는 지난 11월 '블리즈컨 2019'에서 '디아블로4' 발표와 함께 '오버워치2',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신규 확장판 '어둠땅'을 발표하면서 이미지 쇄신을 노렸고 이는 팬들에게 어느정도 먹혀들었다. 위 작품들은 2020년 당장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블리자드의 향후 방향성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재도약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더불어 내년에 있을 '블리즈컨 2020'의 기대감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핀 '카나비' 사건

올해 e스포츠계에서도 잊지 못할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0월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직전 경질된 그리핀 전 감독 '씨맥' 김대호가 개인 방송에서 그리핀 소속 '카나비' 서진혁의 불공정 계약, 그리핀의 규정 위반 등을 폭로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국회의원들까지 나서면서 사건은 더욱 커졌고 e스포츠 프로 선수들의 계약서가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9일 e스포츠 불공정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라이엇은 LCK 표준계약서 마련, 선수를 위한 민원창구 마련, 최저 연봉 인상과 e스포츠 선수 등록제 도입 등 재발 방지 마련 대책을 약속했다.       

라이엇, 펄어비스 신작 발표

지난 10월 라이엇은 LoL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신작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라이엇이 서비스한 게임은 10년 동안 LoL 하나뿐이어서 특히 주목을 받았다. 이날 라이엇은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를 비롯해 'LoL: 와일드 리프트, 'LoL e스포츠 매니저' 등을 비롯해 2020년 공개 예정인 LoL 세계관 기반의 애니메이션 시리즈 '아케인'을 공개했다. 

이어 지난 13일 새로운 퍼블리싱 레이블 '라이엇포지'를 공개하면서 LoL IP를 배경으로 하는 신작 '몰락한 왕: LoL 이야기'와 '시간/교차: LoL 이야기' 두 종을 추가로 발표해 화제가 됐다. 

국내 게임사 펄어비스도 지난 11월 '지스타 2019'에서 신작 4종을 발표하면서 게이머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번에 공개된 신작은 검은 사막 IP를 활용한 배틀 로얄 게임 '섀도우 아레나', 오픈월드 MMORPG '붉은사막' 엑소수트를 활용한 MMO '플랜8', 수집형 오픈월드 MMO '도깨비'이며 신작 트레일러 모두 자체 엔진을 활용한 인게임 영상으로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신작들이 모바일 게임이 아닌 PC·콘솔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기 때문에 의미가 더욱 크다. 

리니지2M 등장, 매출 1위 달성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올해 가장 기대를 모은 NC소프트의 신작 '리니지2M'이 지난 11월 출시되자마자 나흘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특히 28개월 동안 1위를 유지해온 '리니지M'을 제쳐 화제가 됐다. 

그동안 리니지M을 위협했던 모바일 게임은 많았다. 넥슨의 'V4', 카카오게임즈의 '달빛조각사'를 비롯해 중국 게임들의 공세에도 끄떡없던 리니지M이었다. 하지만 결국 후속작 리니지2M이 왕좌를 뺐었다. 이로써 NC는 구글 플레이 매출 1,2위 모두 꿰차게 됐다.

김택진 NC 대표는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리니지2M을 기술적으로는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리니지2M은 사전 예약자 수가 738만 명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는 리니지M이 세운 국내 최대 기록 550만 명을 훌쩍 넘긴 기록이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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