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 이상 주택매수자, 주식·채권 자산까지 제출해야

9억원 이상 주택매수자, 주식·채권 자산까지 제출해야

기사승인 2020-01-07 13:20:52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넘는 집을 구입한 매수자는 본인 예금잔고를 비롯해 주식, 채권 등 각종 금융자산의 세부 내역을 증빙자료로 제출해야 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16 대책을 통해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을 상세하게 나누고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한 경우에는 증빙서류도 제출하도록 규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은 자금조달계획서 항목을 세분화했다.

우선 증여나 상속을 받은 경우 기존에는 단순히 증여·상속액을 밝히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증여나 상속을 받았다면 부부나 직계존비속 등 누구로부터 받았는지도 상세히 밝히도록 했다.

이 같은 구분은 내야 할 세금에서 상당한 차이로 이어진다.

일례로 증여를 받았다면 부부와 직계존비속 중 누구에게서 얼마를 받았는지에 따라 증여세 부과 대상인지, 면제 대상인지 정도는 계획서상에서 바로 드러난다.

부부간 증여인 경우 6억원까지는 면제를 받을 수 있으나 직계존비속의 증여라면 500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주택 구매 자금 중 현금과 그와 비슷한 자산은 '현금 등'으로 뭉뚱그려 기재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현금과 기타자산을 나누고 기타자산은 무엇인지 적시해야 한다. 현금과 비슷한 자산이 있다면 그것이 금괴이든 비트코인이든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계획서에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지급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계좌이체, 보증금·대출 승계, 현금 지급 등으로 나눠 소상히 밝혀야 한다.

만약 현금으로 집값을 치렀다면 왜 굳이 힘들게 돈뭉치를 가져가 건네야 했는지 그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

이와 함께 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했을 때 자금조달계획서의 내용을 입증하기 위해 제출하도록 한 증빙서류는 총 15종으로 규정됐다.

현재로선 지자체가 자금조달계획서를 보면서 필요한 서류를 신고인에게 요청해 받아보면서 분석하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기에 지자체의 의지에 따라 조사 강도에 편차가 날 수밖에 없다.

이에 아예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선 증빙서류를 정해서 제출 의무를 부과한 것이다.

조달한 자금 중 금융기관 예금이 있으면 예금잔액증명서와 잔고증명서를 내야 하고 주식 매각대금이 있다면 주식거래내역서(잔고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금 등 기타 항목을 기재했다면 소득금액증명원과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 증빙 서류를 제시하고, 회사 지원을 받았다면 그에 맞는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다면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증명서, 금융기관 대출신청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시행령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을 기존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에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과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웬만한 수도권 주요 지역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으로 편입된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40일간의 입법예고와 규제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3월에는 시행될 예정이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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