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실제 주인공이자 핸드볼 영웅이며 체육계 최초 여성 지도자로 명성을 쌓아온 임오경(48) 전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감독이 더불어민주당의 15번째 영입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30일 21대 총선을 대비한 15번째 새얼굴로 임오경 전 감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해찬 당대표는 임 전 감독을 삼고초려해 영입하게 됐다고 밝히며 동료를 배려해 함께 뛰는 팀워크를 만들어온 역량이 정치에서도 발휘돼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임 전 감독 또한 믿음에 부응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제가 어디에 있든 그 팀을 최고로 만들었고, 최초의 길도 두려워하지 않았다”면서 “저를 최초와 최고를 넘나들게 만든 38년 핸드볼 인생의 원동력은 바로 ‘함께’였기 때문”이라고 화합과 협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요즘 딸 또래 청년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데 왜 그리 현실은 녹록치 않은지, 취업하고 결혼하고 집장만 하는데 어려움 겪는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아이 키우느라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 고충도 남의 일 같지 않다. 어떻게든 힘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입당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덧붙여 “핸드볼 선수로는 최고였지만 정치는 이제 신인이다. 하지만 최초의 길에서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냈듯 정치에서도 국민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보겠다”면서 “코트에서 쓰러진 동료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줬듯, 이제 고단한 국민들 손을 잡아드리고 싶다”고 정치에 입문하는 각오도 함께 전했다.
그리고 정치에 입문하는 자신의 역할로 체육계의 고질병이라 할 수 있는 폭력과 폭행, 성폭력 등 악습을 타파하는데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임 전 감독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법적 제도, 선수들 훈련방식에 대한 투명한 보장,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의무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힘이 닿는 데까지 절대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 전 감독의 각오를 들은 이해찬 당대표는 “본인을 최고로 만든 원동력이 ‘함께’라는 말을 했는데 민주당의 정체성과 원동력 역시 ‘더불어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정치 역시 함께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동료와 당원 국민들과 더불어 일해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임 전 감독이 한국정치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내리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민주당도 “여성 스포츠 스타이자 지도자로서 오랜 기간 체육계에서 활동하며 여성체육인들의 역할 증진에 힘써왔다. 임오경 전 감독은 미투운동과 폭력 사건으로 얼룩진 체육계 내부 인권보호와 남북체육교류협력 증진사업 등 체육계가 마주하고 있는 현안을 해결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임 전 감독은 한국 여자핸드볼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주역이다.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7년간의 공백기를 가졌지만,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 3위,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매달을 달성하는 역량을 보이기도 했다.
지도자로서도 1995년 일본 여자 핸드볼 리그 소속 히로시마 메이플레즈에서 감독생활을 시작해 일본 여자 실업팀 가운데 하위권을 머물렀던 히로시마를 10여년간 8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강팀으로 성장시키며 능력을 선보였다. 이후 2008년 창단한 서울시청 여자핸드볼팀 사령탑을 맡으며 한국 구기종목 최초 여성지도자가 되기도 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