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계열사에게 일감을 몰아준 글로벌 투자전문 회사 ‘미래에셋’이 43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한 행위를 적발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 총수일가가 91.86%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공정위에 따르면, 11개 미래에셋 계열사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와 포시즌스호텔에서 임직원 법인카드 사용, 행사·연수 및 광고 실시, 명절선물 구매 등을 진행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했다는 것이 공정위 판단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행위는 금지돼 있다.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는 상당한 규모의 거래 행위도 제한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이 블루마운틴CC를 임차 운영한 지난 2015년 1월1일부터 2017년 7월31일까지 계열사들이 블루마운틴CC와 거래한 규모는 총 297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들이 포시즌스호텔과 거래한 규모는 호텔 개장시점인 2015년 10월1일부터 2017년 12월31일까지 총 133억원에 달한다.
골프장 및 호텔 운영 첫해에는 46%, 그 이듬 해 26% 등 상당한 규모의 계열사 매출 상승이 있었다. 서울에서 2시간 정도 이동시간이 소요되는 블루마운틴CC의 경우, 위반행위가 절정을 이루던 지난 2016년도에 약 72%에 달하는 계열사 매출을 달성, 개장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룰 수 있었다. 포시즌스호텔의 경우에도 관광산업의 여건이 좋지 않던 상황에서 2015년 개장 이후 3년 만에 적자폭이 현저히 감소하여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자체 수익사업 비중이 높지 않았던 미래에셋컨설팅은 호텔시장 진입 후 단기간에 매출액(면세점, 카지노 등을 제외한 호텔 관련 사업부문 매출액) 기준 8위 사업자(2017년 기준)로 성장했다. 회사의 총 매출액도 지난 2014년 176억원에서 2017년 11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행위 중 상당한 규모에 의한 지원행위를 단독으로 적용한 최초 사례”라면서 “거래상대방 선정 및 계약체결 과정에서 객관적·합리적 검토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무조건적인 거래를 하는 것은 법 위반이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계열사 매출은 영업비용 등이 거의 들지 않고 안정적인 거래선 확보를 담보하기에 거래상대방 입장에서는 새로 착수한 사업의 안정화 및 성장, 나아가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대기업 집단이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위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 준수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일감몰아주기가 예방되고, 중소기업에 대한 일감나눠주기가 보다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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