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 빅3가 연초부터 잇단 수주 낭보를 울리며 세계 1위 조선강국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와 약 900억원 규모의 5만톤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옵션 1척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회사가 수주한 PC선은 길이 183m, 폭 32m, 높이 10m 규모다. 오는 10월 울산 현대미포조선 야드에서 건조를 시작해 2021년 하반기 고객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서만 총 19척의 PC선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에도 총 40척의 PC선을 수주한 바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달 유럽 소재 선주사들과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Very Large Crude-oil Carrier) 2척(2200억원 규모)과 15만8000톤급 대형 원유운반선 2척(1500억원)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릴레이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친환경 디자인 개발, 고효율 엔진 적용 등으로 선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며 “향후에도 앞선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주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카타르발 대규모 LNG선 건조 예약을 체결하며 수주 훈풍을 예고했다.
삼성중공업은 카타르 페트롤리움(Qatar Petroleum, 이하 QP)와 대규모 LNG선 발주 권리를 보장하는 약정서(Deed of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이달 2일 밝혔다.
QP와의 계약은 비밀유지 합의에 따라 슬롯 계약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건조 계약은 빠르면 올해부터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약정서 체결로 삼성중공업은 QP가 현재 개발 중인 노스필드(North Field Expansion, NFE), 골든패스(Golden Pass) 가스전에 투입될 대규모 LNG선 수주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노스필드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LNG 생산 프로젝트로 2027년부터 연간 1억2600만톤 규모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QP는 미국 골든패스 외에도 다른 LNG 프로젝트 및 노후 선박 교체를 위해 발주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어 발주 모멘텀이 매우 강하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은 카타르로부터 2003년 이후 총 25척(60억불 규모)의 LNG선을 수주해 이를 성공적으로 건조한 바 있다. 그동안 총 150여척의 LNG선을 수주하며 축적해 온 우수한 건조 품질 및 납기 준수 능력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며 “QP LNG 프로젝트가 대규모 LNG선 건조를 검토 중인 다른 선사들의 발주 계획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LNG-FSRU 등 관련 선박을 연이어 수주하며 기술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지역 선주로부터 36만㎥급 LNG-Barge(액화천연가스 저장 및 환적설비) 2척을 약 9013억원에 수주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2년말까지 설치지역으로 출항할 예정이다. 또 계약에는 추가 옵션물량 2척이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수주한 선박은 해상에서 쇄빙LNG운반선으로부터 LNG를 받아 저장한 후 일반LNG운반선으로하역하는 기능을 가진 설비로 해상에 떠있는 LNG터미널이다.
설비는 향후 러시아 무르만스크와 캄차카 지역에 설치돼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이 설비가 설치되면 북극해에서 생산된 LNG를 유럽과 아시아지역으로 훨씬 빠르게 공급할 수 있고, 운송하는 LNG운반선의 운영비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Barge 2척, LNG-FSRU 1척, 셔틀탱커 2척, VLCC 1척 등 총 6척 약 14.3억달러(1조7388억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의 LNG관련 기술력을 시장에 증명하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일부 대규모 프로젝트가 연기되는 상황에서 이번 수주는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들은 2022년 상반기까지 120척의 수주잔량을 갖고 있다”며 “140여척의 카타르 LNG와 16척의 모잠비크 LNG 그리고 추가적인 야말 LNG 등 세 가지 프로젝트만 감안해도 한국 조선소들은 2027년까지 연평균 30척에 가까운 인도량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한국 조선사들의 연간 LNG선 인도량이 40척 수준인 것으로 고려하면 향후 5년간의 선박 영업 목표의 절반가량이 해결된 셈”이라며 “이는 탱커와 컨테이너선과 같은 다른 선종의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을 서두르게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수주 선가(뱃값)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