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입은 분홍색 원피스를 두고 논란이 거세다. 누리꾼 사이에 때와 장소에 맞는 옷을 입어야한다는 비판과 복장보다는 국회의원으로서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류 의원을 향한 성적 비난이 쏟아지자 정의당은 여성 정치인에 대한 성적 대상화라며 유감을 표했다.
앞서 류 의원은 4일 국회 본회의장에 분홍색 원피스와 정의당의 상징색인 노란색 마스크를 끼고 나타났다. 국회에서 보기 힘든 튀는 의상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류 의원의 복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때와 장소에 맞게 옷을 갖춰 입는 것이 예의다”,“소풍 왔냐”는 비판했다. 반면 “일만 잘하면 되지 복장이 무슨 상관이냐”, “‘꼰대’ 인증하냐” “국회의 권위를 깨려는 시도”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극우 커뮤니티와 민주당 당원 커뮤니티에서 눈살 찌푸려지는 성희롱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고 “류 의원을 향한 비난이 성차별적인 편견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강력히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의정 활동에 대한 평가가 아닌 여성 정치인의 외모, 이미지로 평가함으로써 정치인으로서의 ‘자격 없음’을 말하려고 하는 행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중년 남성의 옷차림은 탈권위일 수 있고, 청년여성의 옷차림은 정치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하는 태도는 이중 잣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조 대변인은 “상대에게 고압적으로 소리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모습이 되고 원피스를 입은 게 문제시되는 작금의 현실에 유감을 표하며 지금은 2020년임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5일 페이스북에 “‘국회복’이 따로 있냐”며 류 의원의 복장을 비난하는 이들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003년 당시 유시민 국민개혁정당 의원이 하얀색 바지를 입고 국회에 등원한 것과 고(故) 신해철 씨가 ‘백분토론’에 공연복장과 장갑을 끼고 출연한 것을 언급하며 “그때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들의 드레스 코드를 옹호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복장단속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요즘은 옛날 수꼴당 지지자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며 “복장을 놓고 성희롱까지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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