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2050 탄소중립 성장’(CarbonNeutral Growth)을 핵심으로 하는 고객과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LG화학은 전략 발표를 통해 국내 화학 업계 최초 ‘2050 탄소중립 성장’을 선언했다. 화학 업계에서 탄소중립 성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탄소중립 성장은 사업 성장에 따른 탄소 배출량 증가와 동등한 수준의 감축 활동을 펼쳐 탄소 배출순 증가량을 제로(zero)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2050년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배출량 수준인 1000만톤으로 억제하기로 했다. 2050년 LG화학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0만톤 규모로 전망돼 탄소중립 성장을 위해서는 3000만톤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3000만톤은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탄소량으로 소나무 2.2억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전 세계 모든 사업장에 RE100(Renewable Energy 100)을 추진할 계획이다.
RE100은 100%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거나 발전 사업자로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LG화학은 RE100을 통해 2050년 탄소 배출 전망치의 60% 이상을 감축할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수급 방식과 국가별 제도를 고려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적극 실행해 나갈 방침이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전략이 모두 달성되는 2050년은 LG화학이 창립 100년을 넘어 다음 세기로 나아가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영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선언했다.
새로운 성장전략에 따라 현대오일뱅크는 탄소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 2050년에는 지난해 대비 약 70% 수준으로 억제할 계획이다.
지난해 678만 톤에 달했던 탄소배출량은 2050년 499만톤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목표 저감량 179만톤은 소나무 1270만 그루를 새로 심어야 정화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구기관, 협력 업체와 공동 연구를 통해 공장 가동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과 메탄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탄산칼슘은 시멘트 등 건설자재와 종이, 플라스틱, 유리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메탄올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와 플라스틱, 고무, 각종 산업기자재를 만드는 데 쓰인다.
2021년 하반기부터 이들 기술을 순차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한 예상 감축량은 연간 54만 톤에 달한다. 상용화가 완료되는 2030년부터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공장 운영도 친환경 방식으로 전환한다. 2024년까지 현재 보유 중인 3기의 중유 보일러를 LNG 보일러로 교체한다.
한전 등 외부에서 공급받는 전력도 2050년까지 전량 신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대체해 연간 총 108만 톤의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 신증설로 증가되는 탄소 배출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분야 투자로 상쇄할 계획”이라며 “주유소 플랫폼 등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등 연관 사업 비중을 높여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맏형격인 포스코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다. 한·중·일 고로 철강사 중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한 것은 포스코가 유일하다. 탄소중립 달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앞장서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1단계로 에너지효율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연원료로의 대체를 추진하고, 2단계에는 스크랩 활용 고도화와 CCUS 적용, 3단계에서는 수소 환원과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탄소중립 제철 공정을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최정우 회장은 “기후변화 대응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부터 해결에 나서야 하는 현재의 이슈”라며 “청정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촉진될 수 있도록 산업계와 정부, 투자자 모두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해운업계에서는 국적선사 HMM이 글로벌 선사 중 두번째로 ‘2050년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를 선언(2030년 CO2 50%감축)하며 최고경영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나섰다.
HMM은 황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한 IMO2020 환경규제에 대비해 선제적 탈황장치(스크러버, 황산화물 등 선박배기가스 정화장치) 설치를 컨테이너선대의 약 70%까지 완료했다.
또 부산항과 미국 오클랜드항에서는 항만 정박 시 시동을 끄고 육상 전기를 사용해 선박 배기가스 배출 저감에 앞장서고 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탄소중립이 국내 여건상 도전적인 과제라는 점은 명확할 것”이라며 “하지만 탄소중립 정책으로 국제질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이에 동행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 또한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