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박태현, 이승주 기자 = 역사적인 장소와 영화 속 장면이 한눈에 보인다. 생동감과 입체감을 넘어 디테일까지 재현했다. 바로 디오라마다.
디오라마는 작은 입체모형으로 만든 실경이라는 뜻으로 19세기 유럽 귀족들이 테이블 위에 인형을 놓고 전투 장면을 재현했던 놀이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영화 촬영 시 스튜디오에서 만들 수 없는 장면의 세트로 쓰이거나, 박물관과 모델하우스 등에서 전시 모형물로 활용된다.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디오라마는 대중적인 취미로 자리 잡았다. 디오라마 문화는 유럽에서 180년, 일본에서는 80년이나 됐다. 특히, 독일은 온 가족이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파티를 즐기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최근 국내에도 레고나 미니어처, 프라모델 등을 활용해 디오라마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취미로 배우고 싶지만, 엄두를 못 내는 사람들을 위해 국내에 디오라마 온·오프라인 강의가 생겼다. 지난 3일 서울 관악구의 한 공방에는 디오라마 입문자들을 위한 강의 녹화가 한창이다. 강의에는 디오라마의 이론부터 각종 연출 방법, 재료 사용법 등 전반적인 과정을 담았다. 온라인 수강생에게는 디오라마 재료 키트를 배송해 집에서도 작품을 따라 만들 수 있다. 직접 방문한 수강생은 작업공간에 비치된 재료와 도구로 부담 없이 디오라마를 즐길 수 있다.
디오라마 강의를 들으러 온 한 수강생은 “요즘 푹 빠져있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꾸미고 나면 어느새 두세 시간이 지나가 있다. 나중에는 우주나 바다 등 다양한 디오라마를 만들어 전시할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디오라마를 취미생활로 시작했지만, 예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있다. 4.27 판문점과 영화 '조커', 그룹 BTS 등 다양한 장르의 디오라마를 전시한 신언엽 디오라마 작가다. 미술감독으로 활동한 그는 작업실 선반 위에 놓인 피규어에 집과 배경을 만들면서 디오라마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디오라마를 독립 운동가들의 업적을 소재로 삼아 역사적 사실을 쉽게 풀어주는 하나의 소통 창구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한 신언엽 작가는 “기획부터 제작 과정까지 스스로 개척하는 매력이 있어 누구라도 디오라마를 접하는 순간 빠져들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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