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국민의힘 내홍과 윤석열 대통령 실언 등으로 부정평가가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기 레임덕’이 올 것 같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여당 지지율은 여전히 야당보다 앞선 상황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질문한 결과 긍정 응답이 37.8%(아주 잘하고 있다 21.6%, 다소 잘하고 있다 16.2%)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평가는 59.2%(아주 잘못하고 있다 49.9%, 다소 잘못하고 있다 9.3%)로 드러났다. 직전 조사 결과에서는 부정평가가 42.1%로 이번 조사와 비교하면 17.1%p 차이가 난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상승했음에도 여당의 지지율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42.0%로 직전 조사(43.8%)보다 1.8%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29.1%)는 직전 조사 28.7%에 비해 0.4%p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 커뮤니티인 클리앙에서는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한 클리앙 이용자는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20%가 돼도 레임덕을 걱정하지 않을 것 같다”고 글을 올렸다. 어떤 누리꾼은 댓글에 “당장에라도 탄핵하고 싶다”고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로 알려진 에펨코리아에서는 윤 대통령에 실망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누리꾼들이 등장했다. 13일 에펨코리아에는 “음주운전을 한 장관을 임명 강행한 걸 이해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민주당을 찍을 순 없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는 국민이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결과보다 비전에 대한 실망이 커져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또 이준석 당 대표 징계에 대한 불만보다는 대통령 자체에 실망하는 여론이 크다는 평가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지난 1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실적이 한두 달 만에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그래서) 국민은 비전과 계획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원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은 경제 요인이 절반 가까이 나온다”라며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는 공정사회에 대한 담론이 경제만큼 높게 나온다. 인사 논란 등으로 국민의 실망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좀 더 평정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언행에 대한 부분이 흐트러져 지지율이 하락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중도층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고 바라봤다. 그는 그 원인으로 ‘민심 불감증’을 짚었다.
신 교수는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일단 이준석 대표의 징계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할 거란 예측은 맞지 않다”며 “문제는 대통령의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사가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성희롱 논란이 있던 사람(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을 인사로 올린다거나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사람(박순애 교육부 장관)을 임명하는 건 ‘민심 불감증’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지인을 외국 순방에 대동한 일도 (부정평가에) 누적됐다”며 “물론 경제 위기 극복에 대한 실망도 있지만 경제는 빨리 해결될 수 없다.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게 부정평가 상승의 요인”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지도가 떨어지지 않은 이유는 (국민이) 민주당이 대안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중도층도 국민의힘을 떠나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행보는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