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 실망한 보수층…당권 경쟁에 ‘바른정당’ 소환하나

與에 실망한 보수층…당권 경쟁에 ‘바른정당’ 소환하나

차기 당대표 지지율 유승민 1위
바른정당 핵심인물 부상…보수층 집결하나

기사승인 2022-08-23 06:10:06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징계 후 연일 갈등이 벌어지면서 지지층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 이탈한 지지층은 과거 ‘중도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계 인물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바른정당 출신인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하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2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여론조사 결과 ‘중도보수’를 표방한 인물들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로 1~3위까지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거 중도보수의 대표 주자 격인 인물인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등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뒤이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기존 보수 인사들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지난 16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에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질문한 결과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25.5%,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20.0%,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2.0%로 드러났다.

뒤이어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11.4%,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5.4%, 김기현 의원 4.9%, 장제원 의원 1.9%, 정진석 의원 1.7%, 권성동 원내대표 0.6%로 집계됐다. 잘 모름과 무응답은 16.7%다.

이 중 보수층의 28.0%가 이 전 대표를, 18.8%는 나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유 전 의원은 11.9%가 지지한다고 답했다.

중도층에서는 유 전 의원이 28.5%로 선두를 달렸고 뒤를 이 전 대표 18.6%, 안 의원이 13.8%로 이었다. 이처럼 보수층보다 중도층에서 유 전 의원이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의원의 당대표 적합도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부 정책을 지적한 배신자라는 의견과 박 전 대통령을 수사도 했던 현 대통령이 있다는 반응으로 엇갈렸다. 과거 유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임기 3년 차인 2015년 대표단체 교섭연설에서 ‘정부의 세금 부족’과 ‘창조경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배신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보수 지지층 중 이 전 대표의 행보와 함께 합류해 현재는 지지층에서 이탈한 2030 남성들이 주류를 이루는 에펨코리아에선 유 전 의원이 새로운 대안이라는 여론이 형성됐다. 누리꾼 A씨는 “유승민 배신자 프레임은 웃기다. 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수사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누리꾼 B씨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 전 의원에 대한 호불호는 잠시 접어야 한다”며 “지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유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이 방법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바른정당 출신 인물들이 정치권에 다시 합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지난 12일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임명됐다. 정무부시장은 민선 8기 대외협력을 총괄하는 자리다.

또 다른 바른정당 출신인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도 경기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뿐만 아니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역시 바른정당 출신으로 보수 정치권 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입지가 위험해진 만큼 ‘중도보수’를 표방할 수 있는 유 전 의원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는 정치권 복귀를 위해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유 의원과 함께 총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한 여권 관계자는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나 전 대표 측근이 유 전 의원과 함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며 “보수 지지층 중에서 중도보수를 선호하는 지지자들이 늘어난 만큼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중도보수’를 표방하는 인물들이 당내입지를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 민심을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도보수 인물들이 국민의힘 내 주류 세력이 되기는 힘들지만 차가운 민심을 돌리는 데는 효과가 있을 거란 설명이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본지와 통화에서 “당헌·당규상 국민의힘 내에서 바른정당 출신들이 당권 잡기에는 힘들 수 있다”면서도 “민심의 흐름이 그쪽(바른정당계)에 가 있어서 그쪽이 힘을 얻는 게 국민의힘에게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과 나 전 대표가 결합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 “보수에만 붙어 있으면 당이 위축되기 때문에 외연성 확장을 위한 것”이라며 “두 사람이 결합하는 형태는 당심과 민심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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