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랜저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세단이다. 2016년 11월 이후 6년만에 새롭게 돌아온 7세대 모델인 ‘디 올 뉴 그랜저(이하 그랜저)’를 두고 "예전같이 않다", "파격적인 변신에 부담스럽다"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대기 고객만 10만9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8일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린 경기도 하남시에서 의정부까지 왕복 100km 코스를 그랜저 7세대 3.5 GDI 가솔린 모델(캘리그래피 트림)을 타고 달렸다.
7세대 그랜저를 두고 가장 호불호가 나뉘었던 요소는 바로 전면부다. 긴 수평형 LED 램프 아래 라디에이터 그릴이 2단으로 나뉘어진 형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차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반영된 수평형 LED 램프는 DRL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 기능이 통합된 단절감 없는 일체형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LED 램프가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뤄 강력한 인상을 자아낸다.
이를 두고 현대차는 "차별화된 고급감으로 플래그십 대형세단의 디자인 정체성과 웅장한 존재감이 강조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내에 들어서니 고급세단의 대망사답게 안락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졌다. 이전 현대차에서 볼 수 없었던 각종 첨단 기술이 모두 탑재된 듯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바로 실내 전면의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한 디스플레이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이 하나로 이어져 시원시원하면서도 간결한 모습이다.
여기에 중앙 하단에 위치한 풀터치 10.25인치 대화면 통합 공조 콘트롤러와 조화를 이루며 하이테크한 이미지를 뽐낸다. 이 곳에서 공조 기능을 비롯해 오토홀드 등 각종 기능을 내재화해 차량 내부에서는 버튼을 볼 수 없었다. 버튼이 사라진 대신 그 자리에는 수납 공간이 대체해 넓은 공간감을 자랑했다.
차량 주행 성능은 기본기에 충실했다.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36.6㎏f·m를 바탕으로 시내와 고속도로에서 편안하면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고속주행 중 안정감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행 중 발생하는 풍절음과 노면음도 적절한 수준에서 차단됐고, 노면 상태가 좋지 않은 구간을 지날 때도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운전석 전면 유리에 투영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에는 현재 속도, 다음 진출 지점과 거리, 진출 차선, 제한속도 경고 등 적당한 수준의 정보가 표시돼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중대형 세단이지만 연비는 준수한 수준이다. 연비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고속과 저속 주행을 반복했는데 하남에서 의정부까지는 11.4㎞/ℓ, 하남~의정부 왕복 구간에서는 10.3㎞/ℓ의 연비를 기록했다. 그랜저 3.5 GDI 가솔린 모델 공식 복합연비를 10.4㎞/ℓ로 이보다 준수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