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시민언론 민들레'를 상대로 26일 압수수색을 벌였다. 

민들레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 편집국에 20여명의 수사관들을 투입해 공무상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앞서 민들레는 지난해 11월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8명 중 155명의 실명 등을 유족 동의 없이 공개했다. 이에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민들레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였다. 

압수수색 사실을 전해들은 독자 등 20여명이 오전 11시께 민들레 편집국 앞에 모여 압수수색하는 수사관들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경찰은 오후 3시께까지 압수수색을 벌여 편집국 컴퓨터의 내장 파일 등을 빼간 것으로 전해졌다.  

민들레측은 '언론탄압'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민들레는 입장문을 통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는 참사의 발생과 이후 대응과정에서 보인 정부의 무능과 부실, 나아가 은폐에 대한 긴급행동적 보도행위였다"며 "민들레가 공개한 것은 진정한 추모와 애도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 단지 희생자들의 이름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들레 관계자는 "처음에 피의자도 특정하지 않은 채 들이닥쳤다"며 "영장 사본 제출도 미적거리더니 한참 뒤에 보여줬다. 이런 압수수색도 있느냐"고 항변했다.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