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신대, 故맹의순 선생에게 명예졸업증서 수여
- 수용소 포로들에게 복음 전하며 사랑 실천
한국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해 ‘포로들의 성자’로 불리는 고(故) 맹의순 선생이 순교 70년 만에 한신대학교를 졸업했다. 고 맹의순 선생은 1926년 1월 1일 평양에서 맹관호 장로의 차남으로 출생, 1947년 남대문교회 중등부 교사로 활동하면서 목회자가 되기 위해 한신대학교의 전신인 조선신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조선신학교는 동자동에 있었고 남대문교회는 서울역에 있어서 맹의순은 학교생활과 교회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었다.
조선신학교 3학년 재학 중에 한국전쟁 당시 피난길에서 인민군에게 잡혀 고초를 겪고 간신히 풀려났지만 미군에게 인민군으로 오해 받아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갇혀 억울한 고난을 당했다.
그는 수용소 내에 ‘광야교회’를 세우고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석방될 기회도 마다하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했다. 하지만 1952년 8월 11일 중공군 포로 수용막사의 환자를 찾아가 간호하고 기도하던 중 쓰러져 26년 8개월의 짧은 생을 마치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이에 예장 통합총회는 2018년에 열린 제 103회 정기총회에서 한국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한 포로들의 성자 맹의순 선생을 순직자로 지정한 바 있다.
이날 명예졸업장을 대신 받은 남대문교회 왕보현 장로는 “맹의순 선생은 전쟁이라는 가장 악한 상황에서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며“맹의순의 삶을 통해 증언된 십자가 정신이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의 신앙유산으로 실현되어 절망을 희망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하나님 나라의 공적인 교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성영 한신대학교 총장은 “맹의순은 전쟁 속에서 교회의 공적인 사명을 통해 복음의 참사랑을 삶으로 실천하다 순교했다”면서 “수용소에서 석방될 기회마저 버리고, 졸업식조차 미루며 죽어가는 생명을 돌보았던 맹의순 선생의 이타적인 삶을 기리기 위해 명예졸업자로 추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사진=남대문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