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없는 벚꽃축제…’
- 자치구들 아쉽지만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
‘호수의 봄축제’는 관람객들이 호수주변을 돌아보며 꽃내음을 만끽하고 아름다운 봄의 정서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5일 저녁 6시 개막식 ‘벚꽃맞이’를 시작으로 5일간 다양한 장르의 공연 펼쳐지고, 9일 오후 5시에는 벚꽃만개콘서트가 진행된다. 특히 야간에는 2.6Km 호수 산책로를 따라 1,120주 벚꽃나무를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조명을 설치해 황홀한 야경을 선사한다.
이 날 개막행사는 식전공연, 개막선포, 점등 퍼포먼스, 축하공연 순으로 이어졌다. 송파구는 이번 축제에서 무엇보다 호수를 방문하는 상춘객들의 안전관리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축제 총 예산의 20%를 안전관리 비용으로 투자하여, 인구 밀집으로 인한 안전사고 대비에 집중키로 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4년 만에 재개되는 축제인 만큼 호수를 찾는 모든 분들의 안전한 관람과 편의를 위해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면서 “아름다운 봄 이야기 ‘호수의 봄축제’에 많이 오셔서 행복한 송파의 봄을 안전하게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원래 벚꽃 개화시기에 맞춰 벚꽃축제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3월 고온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찍 핀 벚꽃이 대부분 떨어지면서 축제이름을 어쩔 수 없이 호수의 봄 축제로 바꿨다.
송파구 뿐 아니라 서울의 대표 벚꽃 길의 하나인 여의도 윤중로 일대의 벚꽃도 대부분 떨어졌지만 영등포구도 4일부터 계획대로 ‘제17회 영등포 여의도 봄꽃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4년 만의 대면 개최였던 만큼 자치구들은 아쉬운 기색이 역력하지만 준비한 일정을 그대로 진행하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이처럼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열리는 이유는 이상 고온 등으로 벚꽃의 개화 및 절정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측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벚꽃은 지난달 25일 개화했다. 이는 1922년 서울 벚꽃 개화 관측에 나선이래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벚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고 있는 건 통계적으로도 나타난다. 기상청 관측 기록을 보면, 2010년대 초반 4월 중순이던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는 2010년대 중후반 들어서 4월초로 앞당겨졌다. 2020년 개화시기는 3월27일로 관측 이래 가장 빠른 기록을 세웠다. 2021년에는 3월24일에 벚꽃이 개화하면서 또 한번 기록을 경신하는 등 기후온난화로 매년 개화시기가 빨라지면 앞으로는 3월 이전에 벚꽃축제가 열릴 수도 있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